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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외국인 주식보유 500조원 돌파, OK?

입력
2017.04.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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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ㆍ증시 신뢰와 위상 높아졌다는 신호

대형주 쏠림에 증시 왜곡, 외환시장 변동성도 키워

“국내 기관투자자 비중 확대ㆍ우량 중기 육성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유가증권 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보유 잔액이 5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2011년 400조원을 돌파한 지 6년 만입니다. 국내증시 및 기업들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진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에 따른 잠재적 위험요인도 증가한다는 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금 500조원 시대의 명과 암을 들여다 봅니다.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주식보유잔액은 2011년 4월 400조원을 상회한 이후 6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가 작년 2월 이후 지금까지 21조원 가량 순매수가 이뤄지면서 지난달 15일 5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그간 국내증시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 갇히면서 큰 움직임이 없었지만 지난해 코스피 지수 상승에 힘입어 외국인 자본이 급격히 유입된 영향입니다.

실제 작년 2월말 1,910 포인트 안팎이던 코스피는 2,100 포인트대에 진입하면서 15% 안팎 상승했습니다. 주가가 오르고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2월말 기준 387조원이던 외국인 주식보유액은 1년 사이 120조원 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외국인 주식보유잔액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국내 증시와 우리 기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의미여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보유액 규모(4,500억달러)는 전 세계적으로 11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아시아 신흥국 중에는 중국(5,860억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많아 국내증시가 ‘외국인의 대표증시’로 부상했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한국 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조4,000억달러(국제통화기금 기준)입니다. 이는 세계경제에서 11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보유액 규모와 같습니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의 주식시장 수준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한국경제의 수준과 비슷한 것입니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보유잔액 500조원 시대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은행주 등 대형종목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외국인 보유액이 200조원이던 2009년 5월 국내증시에서 상위 외국인 보유액 10대 종목이 전체 보유액에서 차지한 비율은 47.3%였으나 현재는 54.7%로 더욱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 대형 종목에서 악재가 발생할 경우 외국인 매도에 따른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증시가 휘청거리는 것은 물론, 개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통상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는 종목은 내국인 투자자의 추종매수를 부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대형주 쏠림 현상은 증시를 왜곡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외국인 보유액 증가는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키우는 악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외국인 보유액 증가로 나타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국제금융센터는 국내 증시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대항세력인 국내 기관투자자의 비중 증대 ▦중소형 우량기업 육성 ▦개인투자자 교육 강화 ▦개별 기업의 시장영향력 축소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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