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는 1%서 10%로 10배 뛰어
洪도 26%로 반등… TK 1위에
충청권에선 文 46% 1위 탈환
안풍(安風)을 부채질했던 대구경북(TK)과 충청 지역에서 안철수 표심이 빠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두 지역 공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제쳤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TK에서 지지율이 급등했다.
갈 곳 잃은 이른바 TK 보수 노마드의 표심은 3월 말부터 롤러코스터를 탔다. 3월말 20%까지 치솟았던 안희정 충남지사를 향한 지지는 안 지사가 민주당 경선 탈락으로 선택지에서 사라지자 4월 들어 안철수 후보에게 급격히 쏠렸고, 지난주 안 후보의 지지율은 48%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번 주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23%로 곤두박질쳤다. 이상일 아젠다센터대표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스스로 만든 게 아닌 반사이익이었는데, 바람이 탄 일주일 간 보수의 마음을 잡기 위한 승부수를 띄우지 못했고, 본인과 가족 검증만 부각되면서 보수의 대안이란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하락과 동시에 홍준표 후보는 급부상했다. 홍 후보는 보수 진영 대표 후보임에도 TK에서 15%대를 넘지 못하며 고전해왔다. 그러나 이번 주 조사에선 26%까지 지지율이 반등하며 1위를 차지했다. 자신감을 얻은 홍 후보는 이날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없다”고 일축한 뒤 경북 지역을 돌며 본격적인 보수표 회복에 나섰다. 배신자로 낙인 찍혀 외면당했던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전주 1%에서 10%로 상승한 것 역시 심상치 않다. 전문가들은 보수 노마드의 또 다른 문재인 대안 찾기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24%를 기록하며 보수의 성지에서도 대체적으로 20% 박스권을 유지해나가는 모습이다. 문 후보가 보수 텃밭에서 선방하는 데는 이번 대선에서 지역 대결이 희미해지고 세대투표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라는 TK를 상징하는 정치인이 있었기에 압도적 몰표가 나온 것이지만, 이제는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을 강요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문 후보의 최근 통합 행보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충청지역에서도 2주간 뒤쳐졌던 문 후보가 다시 1위를 탈환하면서 두 후보의 희비는 엇갈렸다. 안 후보는 전주(42%)에 비해 13%가 빠져 29%로 내려 앉았고, 문 후보는 46%로 올라섰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본부장은 “문재인 후보의 통합 이미지 전략이 들어맞았고, 이는 안희정 지지층 일부가 돌아오는 흐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는 호남을 제외한 전국적 조직 기반이 열세라는 점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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