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백남오ㆍ기자 백남경씨
“공동 수필집 출간하고 싶어”
경남 의령군 산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서정이 풍부했던 교사ㆍ기자 형제가 잇달아 수필가로 등단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6남매 중 맏형 백남오(61ㆍ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 초빙교수)씨와 막내 남경(54ㆍ부산일보 지역사회부 기자) 씨 형제.
형 남오 씨는 30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지내다 2004년 수필 ‘지리산의 만추’(서정시학)로 등단,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로 변신했다. 그가 쓴 지리산 이야기 ‘겨울밤 세석에서’라는 작품은 전문이 고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의령군 부림면 권혜리 두메산골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지리산 황금능선의 봄', '지리산 빗점골의 가을', '지리산 세석고원의 여름' 등 지리산을 무대로 한 작품이 많아 ‘지리산 수필가’로 불린다.
동생 남경 씨는 언론사에 입사한 지 30년째인 올해 봄 형의 뒤를 이어 등단했다.
30년 전 군에서 제대한 후 고령의 양친과 함께 두메산골에서 농사를 짓던 시절 이야기를 수필 '땅심 연주'(에세이스트)에 담았다.
이 수필집은 ‘이랴! 이랴!’하며 소를 부리던 아버지의 구성진 목소리를 그대로 따라 해 마을 사람들의 웃음을 샀던 이야기 등 농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농촌 풍경 등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
이후 수필 '돌쩌귀의 삶'(부산가톨릭문학)이 신인상 작품으로 선정되면서 그는 수필가로 본격 등단했다.
백 기자를 수필가로 이끈 사람은 형이다. 형은 수필 동호인 모임을 함께 하며 동생을 지도하며 어려울 때마다 용기를 불어넣었다.
백 기자는 “사실에 충실한 기사체 문장습관을 수필 문장과 구조로 전환하는 게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며 “앞으로 취재 과정에서 겪었던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수필로 형상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형 남오 씨는 “기자생활을 하다 수필가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은데 기특하다”며 “동생과 함께 같은 길을 걷게 돼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지난 9일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뛰놀던 고향 머릿골에서 문우들로부터 형제 수필가 탄생을 기념하는 따뜻한 축하를 받았다.
‘형제 수필가’ 는 “기회가 되면 우애가 가득한 공동 수필집을 꼭 펴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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