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자서전에 서술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최근 잇따른 여성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자전적 에세이에 대학 시절 친구들과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를 모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에세이는 당시 3선 국회의원이었던 홍 후보가 2005년에 펴낸 ‘나 돌아가고 싶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꿈꾸는 로맨티스트’라는 목차에 딸린 ‘돼지 흥분제 이야기’이다. 에세이에 따르면 홍 후보는 “대학 1학년 때 고대 앞 하숙집에서의 일”이라며 “하숙집 룸메이트는 지방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S대 상대 1학년생이었는데 이 친구는 그 지방 명문여고를 나온 같은 대학 가정과에 다니는 여학생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홍 후보는 이어 “그런데 그 여학생은 이 친구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라며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결국 홍 후보는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했다”며 성범죄 모의 사실을 고백했다.
홍 후보는 룸메이트와 피해 여학생 간에 있었던 상황에 대해 “야유회가 끝나고 그 여학생을 생맥주 집에 데려가 그 여학생 모르게 생맥주에 흥분제를 타고 먹이는 데 성공하여 쓰러진 그 여학생을 여관까지 데리고 가기는 했는데 막상 옷을 벗기려고 하니 깨어나서 할퀴고 물어뜯어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홍 후보는 모의가 실패로 끝난 뒤 룸메이트가 흥분제가 가짜가 아니냐고 묻자 “우리는 그럴 리가 없다. 그것은 시골에서 돼지 교배를 시킬 때 먹이는 흥분제인데 사람에게도 듣는다고 하더라. 안 듣던가?”라고 적었다.
홍 후보는 에세이의 말미에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다”며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썼다. 홍 후보는 20일 경기 수원 지동시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유세연설만 마치고 해당 일정은 취소했다. 김정현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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