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민 시장 기업설명회 발품
“수도권 최고 첨단클러스터 될 것”
2년여 전 일양약품㈜은 경기 용인시 기흥저수지 2km 반경 내에 있는 30여년 된 공장이 낡아 증설이 시급했다. 하지만 저수지 상류지역에서 폐수배출업종 공장설립을 제한하는 법령 때문에 어려움이 컸다.
소식을 들은 정찬민 용인시장은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을 직접 찾아 해당 부지에 폐수를 배출하지 않는 첨단산업단지를 짓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첨단산단은 개발제한구역에도 입지가 가능한데다, 이미 그 일대가 ‘2020년 용인도시기본계획’에 첨단연구단지 터로 반영돼 있어서였다. 정 시장의 설득에 정도언 회장은 공장 이전과 신ㆍ증설을 동시에 진행하는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다. 현 공장 부지를 포함한 7만1,391㎡ 터에 214억 원을 투자, 2019년까지 ‘일양히포(IlYangHippo)’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곳에는 최첨단 바이오 산업 연구개발(R&D) 시설과 복합산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산업단지 제로(0) 도시였던 용인시가 첨단기업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20일 용인시에 따르면 현재 용인지역에서 조성 중이거나 계획 중인 첨단ㆍ일반산업단지는 무려 25곳에 달한다. 전체 사업비만 무려 1조4,000억 원 규모로 2014년 7월 정 시장 취임 이후 3년여 만에 성과다. 정 시장은 일반산업단지 10개 조성을 공약, 10개월여 만에 달성했고 지금은 그 2배가 넘는 산단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런 성과는 투자유치에 올인 한 ‘세일즈 행정’에서 시작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정 시장은 지난해 10월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서울에 있는 27개 기업 대표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ㆍInvestment Relation)를 갖기도 했다.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처럼 투자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발로 뛴 것이다. 단체장이 앞장서서 기업인을 만나고 규제를 풀어주는 등 발품을 팔면서 용인을 떠나려던 기업마저 마음을 돌렸다. ㈜녹십자가 그 대표적인 업체다. 녹십자는 서울에 있는 세포치료제 종합 생산시설인 셀센터(Cell Center)를 충북 오창읍에 있는 공장으로 확장 이전하려다 계획을 바꿔 본사 부지가 있던 용인 보정동에 2만800㎡ 규모의 센터를 건립 중이다. 용인시가 기존 터의 도시계획 용도를 폐지, 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파격 지원을 한 덕택이다.
◆다음은 정찬민(사진) 용인시장과의 일문일답
-산업단지 조성에 큰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이탈하고 있는 도시는 인구 감소와 경제불황이 가속화한다. 쾌적한 기업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는 원스톱 지원이 가능한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게 해법이라 생각한다.
-그 동안 용인에 산업단지가 1곳도 없었던 이유가 있었나
“용인시는 접근성이 뛰어난 수도권 최적의 입지조건에도,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과도한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2014년 취임 한 뒤 이 제도와 법령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을 직접 찾아 매달리고 읍소했다.”
-밑그림을 그린 25개 첨단ㆍ일반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그곳에 기업과 관련 연구기관들이 한 곳에 모이고, 자연스레 첨단산업클러스터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경제가 활성화하고 일자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도시체질이 재편되는 셈이다. 세수도 더불어 증가해 경전철 사업으로 인한 재정난 등에서 벗어날 돌파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포부는
“과감한 규제개혁을 유도, 애로사항을 풀어주고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 더욱 애쓰겠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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