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ㆍ충북 지역 첫 유세
“특전사” 외치며 안보 적임 강조
평창올림픽 전폭적 지원도 약속
‘완전 자연미인’ 발언 등 사과도
“강원도를 대한민국 최고 희망의 땅으로 만들겠습니다.”
20일 5명의 대선후보 중 처음으로 강원도를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전한 메시지는 ‘경제’와 ‘안보’였다.
민주당 약세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강원도가 주력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전폭적인 지원을 공언하는가 하면 강한 보수세를 의식한 듯 거리유세 때마다 ‘특전사’를 외치며 안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춘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강원도 기념식’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은 강원도의 꿈과 희망이 담겨있을 뿐 아니라 새 정부가 치르는 최초의 대규모 행사”라며 “국격을 위해서도, 최순실 사태로 인한 강원도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도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서는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인형과 여러 차례 사진을 찍으며 친근한 모습을 어필했다.
강원 지역 첫 거리 유세는 춘천 명동 거리에서 이뤄졌다. 낮 12시쯤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꽃다발을 안고 유세차에 오른 문 후보는 “춘천의 촛불은 아주 특별했고, 춘천의 자존심과 강원도의 자존심을 지켰다”며 “자랑스러운 춘천에 제대로 된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시베리아 천연가스가 곧바로 강원도로 내려온다고 상상하면 가슴이 뛴다”면서 “강원도는 평화가 경제이며, 강원도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외쳤다. 문 후보가 “발전 가능성이 차고 넘치는 강원도를 대한민국 최고 희망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하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문 후보는 오후 3시쯤 찾은 원주시 연단에선 자신을 향한 색깔론에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10년 안보에 실패한 안보 무능, 국정 준비가 안 된 안보 불안세력, 가짜 안보세력에게 안심하고 안보를 다시 맡길 수 있겠는가”라며 “그래서 이제는 가짜 안보를 진짜 안보로 바꾸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군대 갔다 오지 않은 사람들은 특전사 출신인 제 앞에서 안보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6시 30분쯤 마지막 유세지인 충북 청주를 찾은 문 후보는 “역대 선거마다 충북의 선택이 대통령을 선택했다”면서 “충북 1등, 압도적인 1등을 만들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춘천→원주→청주를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이동한 거리는 약 500km다.
이날 문 후보는 부적절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최문순 강원지사와 대화 도중 “예전에는 (북한응원단이) 자연미인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성형수술도 한다고 하더라”고 말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문 후보 측은 “북한에서도 세태가 변하고 있다는 취지였다”면서 “불편함을 느끼셨을 여성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수행차량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한 데 대해서도 “뒤늦게 잘못을 확인했다”며 주최 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춘천ㆍ원주ㆍ청주=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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