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십알단 부활” 총공세
文 선대위 “공식 문건 아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지침 내부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안 후보 측은 “네거티브 공작의 컨트롤타워가 드러났다”며 검찰 수사까지 언급하며 거세게 몰아붙였고, 문 후보 측은 즉각 “공식 문건이 아니다”며 방어에 나섰다.
문제의 내부 문건은 ‘주간정세 및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대외비(對外秘) 문서로, 작성 주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 전략기획팀’으로 기재돼 있다. 17일 작성돼 선대위 핵심 관계자와 민주당 국회의원 및 지역위원장에게 이메일로 발송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은 “안 후보의 불안ㆍ미흡ㆍ갑질(부패) 프레임 공세를 강화하고 당의 공식 메시지와 비공식 메시지를 양분해 나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특히 문건은 비공식 메시지 확산을 위한 예시로 “안철수 깨끗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갑철수”라는 표현을 추천했으며, 프레임 공세의 키워드로는 ▦40석 ▦연정 ▦협치 불안 ▦대통령감 미흡 ▦의혹과 갑질 등을 제시했다.
안 후보 측은 총력 공세에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선대위는 댓글부대 문자 폭탄을 만들어내는 양념 공장이고 문재인은 양념 공장 사장임이 밝혀졌다”며 “이런 작태는 박근혜 십알단의 부활이며 호남과 영남을 분열시키는 적폐 중의 적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네거티브 공작을 즉각 중단하고, 이를 기획ㆍ집행한 책임자를 즉각 해임하라”며 “문 후보의 대응을 지켜본 뒤 검찰 고발 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문 후보 측은 선대위 차원의 공식 문건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느 캠프나 상대 후보의 약점을 분석한다”며 “문건을 개인이 준비했을 수 있지만, 캠프 내부에서 관련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는 만큼 캠프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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