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억5000만원 매출 올린
임영숙ㆍ박윤은씨 명예의 전당에
‘야쿠르트 아줌마’로 활동하는 임영숙(62ㆍ강원 태백점), 박윤은(47ㆍ전북 남원점)씨는 지난해 각각 약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국 야쿠르트 아줌마 1만3,000여명의 1인당 연 평균 매출(8,400만원)의 약 3배다. 이들의 수입(판매 수수료)도 연간 약 6,000만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직장인 부럽지 않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달 개최한 ‘전국 야쿠르트대회’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들의 비결은 뭘까.
정선군 사북읍에 거주하는 임씨가 2009년 3월 ‘야쿠르트 아줌마’로 일을 시작할 때 고객은 고작 50가구에 불과해 월 매출은 250만원, 수입은 50만원에 그쳤다. 유치원 교사로 약 10년간 일했던 그는 ‘선생님’ 대신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고 싶지 않아 처음 3년간 유니폼도 입지 않았다.
하지만 ‘이래선 안되겠다’며 마음을 다잡은 그는 손 편지로 고객에게 다가갔다. 직접 만든 봉투와 편지지에 ‘신제품을 구매해주셔서 감사해요. 아침에 비가 온다니 우산 꼭 챙기세요’ 등 감사 인사를 정성스럽게 써 제품과 함께 전했다.
홈쇼핑을 보며 영업 전략도 연구했다. “사람이 가장 듣기 좋은 ‘라’음으로 고객에게 인사하고, ‘사북의 쇼호스트’라는 생각으로 제품을 소개해요. 1월말 출시된 ‘하루야채 마스크팩’도 한 달 만에 300개나 팔았어요. 홈쇼핑으로 영업 공부하느라 드라마 볼 시간이 없어요.”
이 같은 노력에 현재 고객은 약 400가구로 8배 늘었다. 사북읍 5가구 중 1가구가 그의 고객인 셈이다.
2006년 일을 시작한 박윤은씨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처음 70가구였던 고객을 현재 약 380가구로 늘렸다. 먼저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농공단지를 공략했다. “농공단지는 슈퍼마켓이나 마트가 없어요. 입주 기업 직원들이 휴식시간에 간식을 사먹을 수 없어 의외로 배달 수요가 많았죠.”
환자나 보호자들이 건강 관리 차원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관내 요양병원도 주요 거점이다. 지병이 있거나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한 번 입원하면 최소 수개월에서 길게는 1, 2년간 인연을 맺기에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는 고령 환자들의 말동무가 돼 주거나 잔심부름도 했다. “보호자들이 ‘그만 배달해도 된다’고 할 때 제일 겁나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운명하셨다는 뜻이거든요. 그럴 때는 저도 말문이 막히고, 조금 더 잘해드릴 걸 하는 후회도 들어요.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으로 보는 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병원을 더 자주 찾아요.”
한국야쿠르트는 “두 영업왕의 공통점은 ‘정(情)’을 고객과 나누는 것”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두고 가는 ‘배달’과 달리 야쿠르트 아줌마는 손과 마음으로 ‘전달’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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