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주장 박경수(33·kt)의 '의심'에 김진욱(57) kt 감독이 진심을 전했다. 김 감독은 "경수가 진짜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껄껄 웃었다.
kt는 올 시즌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0승6패(19일 현재)로 2위에 올라있다. '낯선' 성적도 그렇지만 경기 뒤 모습은 더 인상적이다. 시즌 전 "질 때도 하이파이브를 하겠다"는 김진욱 감독의 선언대로 kt는 경기에 패한 날에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하이파이브를 한다.
사실 선수들도 아직 여기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박경수는 "어쩔 줄을 모르겠다. 시즌 첫 패(4일 두산전)를 했을 때는 '내일은 이기겠습니다'하면서 웃으면서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그 뒤로 패한 경기에서 웃으면서 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멋쩍어 했다. 선수들이 더 놀라는 점은 김진욱 감독의 반응이다. 실책으로 경기를 내주거나, 아쉽게 경기에 패한 날에도 늘 "괜찮아, 고생했어"라며 선수들과 손바닥을 마주친다. 박경수는 "나를 비롯한 고참들도 속으로 (안타까워) 죽겠는데 감독님은 계속 괜찮다고 하신다. 이제는 진짜 괜찮으신 건지 의심이 든다"며 웃었다.
박경수의 말을 전해들은 김 감독은 "경수가 그런 말을 한다는 게 이해도 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해 말 kt 지휘봉을 잡은 뒤 '즐거운 야구'를 강조해왔지만, 단 몇 달 사이에 선수단의 의식을 모두 바꿔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kt 감독 부임 후에 '즐겁고 신나게, 마음껏 뛰놀게 하겠다'는 약속은 끝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수에게 진짜라고, 정말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경수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책을 지적하거나, 꼭 이기라고 강조한다고 다음 경기 승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력으로 최선을 다해서 싸우면 된다. 상대팀이 더 잘해서 이겼는데 어쩔 수 없지 않나"라며 "선수들도 얼마나 잘 하고 싶겠나. 그게 안 될 때 스스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고민도 많이 할 것이다. 그런 부분을 내가 지적하기 보다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무한 신뢰와 기 살리기 속에 kt는 순항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박경수는 "신뢰와 자율이 더 무서운 것 같다"며 더 큰 책임감을 보였다. 지난해처럼 시즌 초반 상승세가 금세 꺾이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박경수는 "우리 팀이 정말 잘 하고 있지만, 아쉬운 경기가 몇 번 나오고 수비 실책이 늘어나면서 팀 분위기도 조금씩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어쩌면 분위기 상으로는 1차 위기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걸 잘 이겨내면 다음 위기는 더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도 더 밝게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나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더 즐겁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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