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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축산 악취 스멀스멀

입력
2017.04.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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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여름나기 벌써부터 걱정

분뇨 조기수거, 탈취제 살포 등 안간힘 효과는 미미

축사 이전 폐업은 3년 후에나 완결 가능

축사로 둘러싸인 내포신도시. 날씨가 따뜻해 지면서 벌써부터 축산 악취가 풍겨 주민들이 여름나기를 걱정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축사로 둘러싸인 내포신도시. 날씨가 따뜻해 지면서 벌써부터 축산 악취가 풍겨 주민들이 여름나기를 걱정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아직 봄인데 벌써 축산악취가 풍겨 올 여름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모(35ㆍ여)씨는 최근 날씨가 초여름처럼 더워지자 아파트 창문을 열었다가 이내 닫았다. 다른 아파트단지의 김모(45)씨도 따뜻한 봄볕이 좋아 창문을 열었다가 스멀스멀 들어온 악취에 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했다.

아파트 주변 축사에서 날아온 악취 때문이다.

지난 여름 축산악취로 고생했던 신도시 주민들이 따뜻해지는 날씨에 벌써부터 걱정이다.

내포신도시 주변 5㎞ 이내에는 448개 농가에서 돼지 6만2,000마리 등 모두 25만마리의 가축을 기르고 있다. 축사에서 발생하는 분뇨는 연간 18만1,000톤에 이른다.

봄철부터 신시가지로 퍼지기 시작하는 축산악취는 여름철 절정을 이룬다.

지난해 여름 섭씨 30도가 넘는 가마솥 더위에도 아파트 8,700여가구를 비롯해 다가구주택 등 1만여가구가 창문을 닫고 살았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악취저감을 위해 이달 30일까지 내포신도시 경계 3㎞ 내 양돈농가 8곳의 적체 분뇨를 수거에 들어갔다. 악취개선반을 운영, 신도시 주변 축산농가에 탈취제를 뿌리고 바이오 커튼을 설치하는 등 악취 배출감소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적체분뇨가 심한 악취를 유발하는 만큼 아파트에서 가장 가까운 양돈농가의 분뇨를 우선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며 “꾸준한 악취 저감사업으로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뇨수거와 악취저감제 투입으로는 근본해결에 한계가 있고 농가에서 배출허용 기준치보다 낮은 수준의 악취를 유지해도 시민들의 체감악취는 여전한 상황이다.

충남도의회는 이달 초 내포신도시 축사 폐업보상에 대한 내용을 담은 ‘충남도청 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가결했다.

조례안은 내포신도시를 가축사육 제한구역으로 지정ㆍ고시해 축사의 이전과 폐업을 추진할 경우 충남도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례가 시행되면 도와 홍성군은 올해 4개 농가에 대한 폐업보상을 시작으로 내년 3개 농가, 2019년 18개 농가 등 내포신도시 주변 25개 축산농가에 대한 폐업보상에 나선다.

이종화 충남도의회 의원은 “적체분뇨 수거나 미생물 살포의 경우 악취의 ‘저감’만 가능하지 냄새는 여전해 주민불편은 해소되지 않는다”며 “신도시 인근 축사의 이전 또는 폐업을 위해 도와 홍성군이 합심해 이전 비용을 보전해줘 쾌적한 신도시 정주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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