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교육부에 자진폐교 방침 통보, 다음달 폐교계획서 제출 계획
특수직업재활과 재학생 학습권 대책 골머리
교수 교직원 고용승계도 ‘희망사항’
경북 경산 대구미래대의 폐교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학 측은 지난달 교육부에 자진폐교 방침을 밝히고 다음달 폐교 계획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재학생의 학습권과 교직원의 고용승계 등 산적한 문제로 진통을 앓고 있다.
학교법인 애광학원은 지난해 말 이사회를 통해 경북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대구미래대 부지를 매각, 운영 재원을 마련하고 올해 말까지 대구대와 통폐합을 추진하며 내년 2월까지 폐교키로 했다.
대구미래대는 최근 전체 24만2,895㎡ 부지 중 7만8,200㎡ 부지를 경산시에 매각하고 교수 38명, 교직원 30명, 28개 학과 재학생 500여 명에 대한 학습권 및 고용승계 문제를 검토 중이다.
대학 측은 폐교 후 인근 전문대나 경기 평택의 한국복지대 유사학과로 재학생 편입, 폐교 후 대구미래대 캠퍼스에서 1년간 교육연장, 대구대 및 대구대 평생교육원에 다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으로 구성된 특수직업재활과 재학생에 대해서는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해 갈등을 빚고 있다.
3년제로 운영되는 특수직업재활과의 경우 내년 졸업생을 제외한 1ㆍ2학년 100여 명의 재학생은 인근에 전문대 유사학과가 없어 편입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대구대 평생교육원 K-PACE 교육과정을 이수해도 학위가 아닌 수료증만 취득, 최종학력이 고졸에 그치게 된다.
또 특수직업재활과 재학생들은 장애인 특성상 기숙사에서 생활하거나 부모 도움으로 통학하는 경우 절반이 넘어 폐교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될 우려가 크다. 학교 측도 수 차례 이 학과 학부모를 상대로 간담회를 열었으나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교수와 교직원의 고용승계도 골치가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대구미래대는 설립자가 같은 영광학원 대구대로 고용승계를 희망하고 있으나 대구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대구대 관계자는 “대구대 안에서도 교수가 재임용되기 위해서는 논문발표 등 실적 평가가 이만저만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며 “최근 서울대 출신이 100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교직원으로 취직할 정도로 경쟁이 심해 무조건적인 고용승계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학생들에 대한 사후 학습권 대책만 검토할 뿐 교수와 교직원, 부지 등에 대한 문제는 대학 측에 맡길 계획이다.
한편 대구미래대는 매각 후 남은 16만4,695㎡의 부지와 건물 등 교육자산 제공을 협상카드로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당초 정관에 따르면 애광학원이 파산할 경우 영광학원 대구대 측에 넘기도록 돼 있었으나 구재단과 학교 측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영광학원으로 못박지 않고 ‘교육기관’에 넘기는 것으로 수정됐다. 대학 관계자는 “재학생 학습권과 함께 교수와 교직원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광학원 이근민 전 이사장이 구재단과 결별하고 학교구성원 중심의 영광학원 정상화를 지지하고 나선데다, 부인이 현 이사장을 맡고 있어 영광ㆍ애광학원 간 납득할 가이드라인이 설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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