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론조사의 대부로 알려진 박무익 한국갤럽 조사연구소 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병인 폐암으로 투병하던 고인은 이날 새벽 운명을 달리했다. 고인은 1943년 경북 경산 출신으로 서울대 철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 1974년 국내 최초의 여론조사업체인 KSP(Korea Survey Polls)를 세웠다. 고인은 이어 미국 여론조사의 선구자인 조지 갤럽 박사의 저서를 국내에 번역ㆍ출간한 것을 계기로 미국에 본사를 둔 갤럽과 인연을 맺은 뒤 KSP는 1979년 갤럽국제조사기구(Gallup International Association) 의 회원사가 됐다. 회사명도 ‘한국갤럽조사연구소’로 바꾸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고인은 1987년 대선 당일 투표가 끝나자마자 ‘노태우 당선’이라는 예측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적중시키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유선전화 샘플의 한계가 지적되던 2010년에는 무선전화 RDD(랜덤 전화걸기) 방식도 최초로 도입했다. 고인은 평소 “여론조사는 대중심리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고인은 여론조사업계와 학계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1992년 8월 한국조사협회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2003년 한국조사연구학회와 함께 한국갤럽논문상을, 2006년 한국통계학회와 함께 한국갤럽학술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라초란씨와 자녀 박재형(한국갤럽 조사연구소 부회장)ㆍ소윤ㆍ지윤씨.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1일 오전8시이며 장지는 경기 파주 삼각지성당 하늘묘원.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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