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은 “25일쯤 도발 가능성”
중국이 북한 인민군 창건일인 오는 25일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위기 대응조치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지도부가 북미 간 무력충돌 시 북한 핵시설 점령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19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북한이 건군 85주년 기념일인 25일쯤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5월 초에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공산당 국가안전위원회가 최근 여러 차례 한반도 위기 관련 대책회의를 열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선제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위기대응 조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북중 접경지역에 병력 15만명을 증강 배치하고 북부전구 부대에 ‘4급 전시대비령’을 발령하는가 하면 방사능 오염 측정을 위한 검측지휘소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해함대 소속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 시닝(西寧)호가 최근 서해에서 첫 실탄사격훈련을 실시하던 중 병사들이 방사선 방호복을 입고 화학ㆍ방사능 방어훈련을 진행했다는 관영 인민망 등의 보도 역시 위기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연구진도 지난 16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노동자들이 배구게임을 하는 등 북한이 핵실험 ‘준비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AFP통신이 18일 전했다.
중화권 매체에선 중국 지도부가 북미 간에 전쟁이 발발하면 특수부대를 투입해 북한 핵시설을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지난 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미를 수행했던 팡펑후이(房峰輝) 인민해방군 총참모장 등 군사대표단이 워싱턴에서 추가 일정을 소화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날도 매주 미사일 시험을 하겠다는 등 도발 발언을 쏟아낸 북한을 향해 엄중 경고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전날 BBC 인터뷰에서 자체 일정에 따른 추가 미사일 시험과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겨냥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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