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22.5% 급감했지만
동남아ㆍ日 국제 노선 23% 증가
1분기 누적 국제 여객도 11%↑
국토부, 中 항공사 반납한 슬롯
타 항공사 신규 노선에 배정 등
노선 다변화 지원 대책 강화

#. 대만의 대형 보험회사인 ‘삼상미방생명’ 직원 3,000명은 이달 15일부터 포상 관광차 한국을 방문 중이다. 다음 달 중순까지 110여명씩 28차례로 나눠 입국해 5박6일간 남이섬, 에버랜드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대만에서 오는 포상 단체관광객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인도네시아 화장품 판매회사(MCI) 임직원 1,154명이 5박6일간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스키 타기, 경기 이천에서 딸기 따기 등을 체험하고 갔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여파로 크게 줄었지만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는 오히려 늘었다.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으로 중국인들이 사라진 자리를 동남아시아와 일본 관광객들이 채우는 양상이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항공여객은 607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9.6% 증가했다. 이는 역대 3월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관광객(113만명)은 작년 3월(146만명)보다 22.5%나 급감했다. 국제선에서 중국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26.4%→18.7%)하며 작년 2위에서 올해는 3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노린 한국행 관광여객 감소는 없었다. 동남아시아(23.1%)와 일본(22.8%) 등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제노선 여객이 지난달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누적 국제여객(1,956만명) 역시 지난해 1분기(1,760만명)보다 11.1% 늘었다. 사드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이 기간 5.6% 감소한 가운데 나온 결과다.
5월 1일(근로자의 날)부터 9일(대통령 선거)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에도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 항공정책과 관계자는 “동남아와 일본 관광객 수 증가, 원화 강세로 인한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확대 등으로 항공수요가 급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대한항공의 국제선 예약률은 전년동기대비 18%포인트 늘었다.
이달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4월 1~12일 중국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 급감했지만 그 자리를 다른 국제노선 여객이 채우고 있다. 다만 이 기간 국제노선 여객 증가율(0.4%)이 이전보다 둔화된 만큼 정부는 이날 국제선 여객 증가를 위한 여러 지원책을 내놓았다.
국토부는 우선 국가 간 협정을 통해 대만을 오가는 여객기 운행횟수 제한을 늘리고, 6개 항공사만 노선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태국과는 취항 항공사 수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중국 항공사가 반납한 슬롯(특정 시간대 항공노선을 운영할 수 있는 권리)을 타 항공사의 신규 노선에 배정하기로 했다. 현재 제주공항은 중국 항공사가 18개 슬롯을 반납한 상태다.
전세편이 많은 지방 공항 활성화를 위해 국제선 전세편을 유치하는 여행사에게 주는 공항별 연간 최대 지원금(운항편 유치당 250만원)을 기존 1,5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린다. 6개 여행사가 각각 전세기를 10편 유치했어도 종전에는 지원금 한도 탓에 250만원 밖에 받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2,500만원 모두를 지급받게 된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국내 항공시장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항공노선 다변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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