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 文 지지 30%P 높아
블루칼라에선 安이 우세
화이트칼라=진보, 블루칼라=보수
이번 대선에서 등식 성립할 수도
자영업자들은 安 지지 더 높아
전체 여성층에선 文 앞서지만
주부층은 安에 후한 점수 주목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굳어진 이번 대선에서는 직군별 표심도 뚜렷하게 갈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진보 진영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문 후보가 화이트칼라층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반해 중도보수층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안 후보는 블루칼라층과 자영업자들에게 후한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반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의 경우 화이트칼라 층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14, 1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유권자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화이트칼라층에서 문 후보(62.6%)와 안 후보(25.9%)의 격차는 3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같은 기간 유권자 1,058명을 대상으로 한 조선일보-칸타퍼블릭 조사(23.3%포인트)나 15, 16일 유권자 2,000명을 상대로 한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조사(22.4%포인트)에서도 비슷한 결과였다. 반면 안 후보는 블루칼라층에서 문 후보보다 앞서거나 대등한 경쟁을 펼쳤다.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안 후보(33.8%)가 문 후보(27.8%)를 앞섰고, 중앙일보 조사(2.1%포인트)에서는 문 후보가 다소 앞섰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진보 진영과 중도보수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화이트칼라=진보, 블루칼라=보수’ 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셈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블루칼라 계층이 다수 포진한 중서부와 북동부의 ‘러스트 벨트(rust belt’)에서 보수 진영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선전한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가 진보와 보수로 갈리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학력수준과 진보진영의 정책 부재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18일 “학력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화이트칼라층일수록 주어진 정보를 보다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기득권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보수 후보보다 진보 후보에게 더 쏠리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보수정권 10년을 거치면서 진보 진영이 블루칼라층을 대변할 수 있는 뚜렷한 정책대안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자영업자 계층에서 안 후보 지지가 더 높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2.9%포인트)와 중앙일보(7.5%포인트), 조선일보(0.8%포인트)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섰다.
자영업자의 지지가 갈리는 이유는 경제 정책에 대한 선호도 차이라는 해석이다. 김동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자영업자들의 특성상 경제정책에 민감도가 상당히 높다”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는 보수 후보로 표심이 향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전체 여성 지지에서 문 후보에게 밀리지만, 주부들에게는 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중앙일보 조사를 보면 전체 여성 지지에서는 문 후보(38.1%)가 안 후보(35.6%)를 앞섰지만, 주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안 후보(43.8%)가 문 후보(31.3%)를 10%포인트 이상 이겼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성들의 표심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며 “젊은 직장인의 경우 진보성향이 강한 반면 가정의 안정을 희구하는 주부들은 상대적으로 변화를 갈망하는 진보 후보에 거부감을 보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가정주부가 대부분 40대 이상 장년층에 쏠려 있기 때문에 보수 성향을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환기자 blurbird@hankookilbo.com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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