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가 거리를 오가며 폐휴지 등을 수거해 장만한 저금이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피어났다.
김국자(78ㆍ대전 대덕구) 할머니는 18일 대덕구청을 찾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400만원을 내놓았다. 이 돈은 김 할머니가 지난 3년 동안 오정동 일대를 매일 돌아다니며 남이 버린 종이상자와 신문지 등을 수거해 고물상에 팔아 모은 것이다.
김 할머니는 “요즘은 폐지를 수거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값도 많이 떨어져 수입이 줄었다”며 “기운이 떨어져 폐지 수거 일이 갈수록 힘들지만 소외된 이웃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매일 집을 나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지병으로 고생한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2남2녀를 홀로 키우며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학비가 부족한 이웃에게 희망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덕구는 이 장학금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해 지역의 인재 양성 디딤돌로 삼기로 했다.
최정복 기자 cj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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