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시리아 피난민 테러 당시 부상당한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카메라를 제쳐놓고 폭발 현장에 뛰어든 사진기자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15일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는 반군 점령지에서 종파가 같은 정부 관할 지역으로 이주를 기다리던 시아파 피난민들을 표적으로 테러가 발생해 126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 최대 80명이 어린이였다.
시리아 인권 활동가이자 사진기자인 아브드 알카데르 하바크는 당시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역시 폭발의 충격으로 잠시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린 그의 앞엔 부상자들이 신음하고 있었다.
하바크는 "끔찍했다. 어린이들이 눈 앞에서 울부짖으면서 죽어가고 있었다"며 "동료들과 나는 카메라를 잠시 치워두고 다친 사람들을 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바크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어린이를 향해 달려갔다. 안타깝게도 아이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그는 곧바로 다른 어린이에게 뛰어갔다. 누군가 아이가 이미 죽었다고 소리쳤다.
다행히 아이는 살아있었다. 하바크는 아이가 약하게나마 숨쉬고 있는 걸 발견했다. 그는 아이를 들어 안고 안전한 곳을 향해 달렸다. 그의 목에 걸린 카메라에는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하바크는 "아이는 내 손을 꼭 잡고 나를 올려다 봤다"고 회고했다. 아이는 겨우 6~7세 정도밖에 되지 않아 보였다. 하바크는 아이를 무사히 앰뷸런스에 데려다 주고 다른 부상자를 찾아 나섰다.
하바크의 동료 무함마드 알라게브가 하바크의 용기있는 행동을 촬영했다. 그는 "책임을 다한 이들이 있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 모든 걸 촬영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알라게브 역시 부상자들을 구조하다가 하바크의 모습을 보고 카메라를 들었다. 그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젊은 기자가 거기 있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이를 구한 뒤 다시 폭발 현장에 뛰어든 하바크는 결국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땅바닥에 쓰러진 한 아이를 안으려 했지만 아이는 이미 숨진 뒤였다. 그는 시신 옆에서 한 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바크는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며 "나와 동료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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