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장관 출신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가 18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당시 불거진 5ㆍ18 정신과 6ㆍ15 선언 등 강령 삭제 논란에 대해 “안철수 공동위원장과 상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윤 교수 사견이었고, 당시 안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 않고 실수를 눈감아준 것이라는 게 요지다.
윤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금태섭 의원님 페북 글에 대한 해명’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윤 교수는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과정에서 정강정책 협상에 새정치연합 측 대표 자격으로 참여했었고, 당시 윤 교수가 5ㆍ18 정신과 6ㆍ15 선언 등 개별 사건 삭제를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졌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3일 TV토론에 나와 “실무진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다”고 했지만, 금 의원은 안 후보가 최종의사결정의 주체였다며 공개적으로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강령 삭제 요구는 “사견이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당시 저의 개인적 생각은 정강정책에 대해 이념적인 지향성보다 실용적인 접근을 해서 중도층을 끌어안는 외연확대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며 “그러한 맥락에서 정강정책의 서론 부분에 대해 논의할 때 이념 논쟁의 소지가 되는 것들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을 말해봤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의견을 당시 안철수 공동준비위원장과 상의한 적도 없고, 더구나 그런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협상 자리에 대해서도 윤 교수는 “열린 자세로 다양한 논의를 해보는 일종의 사전 탐색 정도의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안 후보가 사태 수습에 소극적이었다는 금 의원의 지적도 반박했다. 윤 교수는 “언론에서 큰 뉴스가 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을 때, 안철수 공동준비위원장께 전화를 했고, 그간의 경위를 이야기하고 사과를 했다”며 “그분의 이야기는 ‘알았다, 걱정하지 마시라, 잘 정리해 수습하기로 하자’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저는 그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그만두고 싶었지만, 혼란의 와중에 사임하겠다고 외치는 것이 도움이 될지 자신이 안 섰고 사건은 그냥 지나갔다”며 “금 의원님은 무책임하다고 지적을 했는데, 단지 그 상황에서 저의 실수를 눈감아 주신 거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안 후보도 5ㆍ18 정신, 6ㆍ15, 10ㆍ4 선언의 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확실하다고 정체성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역사적 중요성, 이를 주도하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인으로서 높이 평가하고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토론이나 논쟁이 정책 중심의 생산적인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앞으로 그 방향으로 대선 후보님들, 그리고 각 대선 팀들이 방향 전환을 해주신다면 저는 물론이거니와 정말 수많은 유권자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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