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페이스북으로 노인을 살해하는 과정을 생중계한 남성이 도주해 경찰이 총 5개주에 경계령을 내렸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경찰은 노인을 사살하는 장면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용의자 스티브 스티븐스(37)를 수배 중이다.
스티븐스는 이날 오후 2시쯤 시내에 주차된 차 안에서 휴대전화로 ‘조이 레인(Joy Lane)’이라는 여성에 대한 불평을 털어놓고는 “여기 있는 이 남자를 죽일 것”이라는 살인예고 영상을 올렸다.
약 2분 뒤 그는 실제로 살해영상을 올렸다. 스티븐스는 나이 든 흑인 남성에게 다가가 ‘조이 레인이라고 말해 보겠느냐’며 총을 꺼냈다. “조이 레인을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스티븐스는 “그녀 때문에 당신이 이런 일을 겪게 되는 것”이라며 방아쇠를 당겼다. 영상 속에는 스티븐스가 총을 겨누자 당황해 하며 머리를 감싸는 노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스티븐스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노인을 두고 자리를 떴다. 피해자는 로버트 굿윈 시니어(74)로 스티븐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티븐스는 살해 영상을 올린지 10여분 뒤 페이스북의 생방송 기능을 이용해 자신이 13명을 죽였으며 앞으로도 더 살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그의 다른 살인 범죄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스티븐스가 올린 영상은 약 3시간 이후 삭제됐고 그의 페이스북 계정도 정지됐다. 하지만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저스틴 오소프스키 페이스북 부사장은 “폭력적인 내용에 관한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방경찰은 오하이오를 비롯해 인디애나, 미시건,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총 5개주에 걸쳐 경계령을 내렸다. 그의 휴대전화가 보내는 신호는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스티븐 앤서니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그는 어느 곳에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CBS뉴스에 따르면 조이 레인은 스티븐스와 수년간 교제한 연인으로 경찰은 그를 조사 중이다. 스티븐스의 모친인 매기 그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통화 당시 여자친구에 화가 나 이런 짓을 저지르겠다고 했다”며 “당장 그만두라고 말했다.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스티븐스는 행동건강 치료 기업 ‘비치브룩’에 고용돼 있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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