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미세먼지ㆍ포름알데히드ㆍ곰팡이 호흡기질환 위험 높아
미세먼지가 심하면 바깥 공기보다 실내가 더 안전하다고 여겨 창문을 닫고 외출을 삼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실내공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실내에 있는 것이 건강에 더 나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의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과 전기전자제품 사용 시 생기는 화학오염물질이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면 실내가 바깥보다 심각한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실내공기오염 원인물질로는 요리할 때 생기는 초미세먼지가 꼽힌다. 건축자재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같은 유해물질과 곰팡이도 심각한 문제다.
단열재와 실내가구의 칠, 접착제 등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는 독성이 아주 강해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호흡기질환에 걸릴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 농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0.1ppm 이하엔 눈, 코, 목에 자극이 오지만 0.25~0.5ppm이라면 호흡기 장애와 천식 환자에게는 심한 천식발작이 생길 수 있다. 2~5ppm이면 눈물이 나고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고, 10~20ppm일 때는 호흡이 곤란해지고, 기침 두통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포름알데히드 측청기 상한치인 50ppm 이상이면 폐렴과 현기증 구토 설사 경련과 같은 급성 중독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독성 폐기종으로 사망할 수 있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실내공기 오염 심각성과 인체위해성에 대한 무관심을 경고하며,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환경문제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바깥 공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연간 370만 명인데 비해 실내 공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430만명으로 더 많다.
또한 실내 오염물질이 바깥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은 1,000배 높아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실외 대비 실내공기 오염이 100배까지 늘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서울ㆍ수도권 지역 단독ㆍ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천식 유발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 등을 조사한 결과, 공기 중 세균과 곰팡이의 평균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심각한 요즘 호흡기면역체계가 약한 영ㆍ유아와 노약자, 임산부,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암환자는 실내ㆍ외 공기 질 관리와 환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김 교수는 "포름알데히드를 낮은 농도로 접촉해도 피부 질환이나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서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고, 발암물질이라 장시간 노출되면 폐암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가정 내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려면 날씨 좋고 미세먼지 수치가 낮은 날, 대기 순환이 잘되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경, 하루 3회 정도 맞바람이 치도록 5~20㎝ 폭으로 창문을 열고 환기한다.
요리할 때 환풍기나 팬 후드를 반드시 작동하고 조리 후 공기 중에 떠돌다가 바닥에 떨어진 미세먼지는 물걸레질을 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에어컨, 가습기, 전기ㆍ전자제품 등을 자주 청소하고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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