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민 통합 대통령 되겠다”
TK서 앞선 安 견제 측면도
대구→대전→수원→광화문
하루 이동거리만 700㎞ 대장정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7일 대구를 시작으로 이날 하루에만 총 이동거리 700㎞의 일정을 소화하는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지난 대선 선거운동 첫날엔 자신의 고향인 부산과 경남(PK)을 찾았던 그가 이번에는 보수의 심장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 ‘통합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6시10분 서울 홍은동 자택을 나서 서울역으로 향하면서 선거운동의 첫 아침을 맞았다. 그는 밤 늦게까지 자정유세를 대신한 동영상 메시지를 촬영하고 정책을 가다듬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로 대구행 KTX에 몸을 실었다.
문 후보는 가장 먼저 대구 달서구의 2ㆍ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참배했다. 이후 성서공단 자동차부품 업체 삼보모터스에서 ‘일자리 100일 플랜’을 발표하면서 “집권 후 즉각 10조원 이상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경북대 앞에 도착한 문 후보는 유세차에서 “당 역사상 지금까지 대구에서 유세를 시작한 일이 없었다”며 “대구ㆍ부산ㆍ광주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자신의‘안보 불안’이미지를 씻기 위해 특전사 후배가 건네준 베레모를 쓰고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부산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해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 당의 전통이지만, 이번엔 지지율이 가장 낮은 지역을 찾아 통합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TK에서 자신보다 앞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견제하는 측면도 있다. 문 후보는 이날도 안 후보와 국민의당을 겨냥, “국회의원이 40명도 안 되는 미니정당, 급조된 정당이 위기상황의 국정을 이끌 수 있겠는가”라고 수권 능력에 대한 파상 공세를 폈다.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를 찾은 문 후보는“왜 수도가 하나여야 하나. 해양수도 부산, 문화수도 광주, 과학수도 대전이 있으면 대한민국이 더 행복해지지 않겠나”라고 국가 균형발전을 약속했다. 이날 이동을 위해 KTX를 이용한 문 후보는 쏟아지는 사진 촬영 요청에 잠시의 쉴 틈도 갖지 못했다. 경기 수원 유세를 소화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 문 후보는 바로 광화문에 도착했다. 주최 측 추산 1만 5,000여명의 지지자들은 기호 1번과 승리를 의미하는 ‘엄지 척’퍼포먼스로 그를 맞이했다.
문 후보는 “저 문재인, 대통령 될 준비를 끝냈다”며 “오직 반문재인만 외치며 모든 후보와 기득권 세력이 반문으로 똘똘 뭉쳤다. 저들은 문재인만 바라보지만, 저는 국민과 민생만을 바라보고 앞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탈당설이 불거졌던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대전에서 오찬을 함께한 데 이어 광화문에서도 손을 잡고 나와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대구ㆍ대전ㆍ수원=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