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침을 열며] ‘안철수 대통령’이 어색한 네 가지 이유

입력
2017.04.17 18:16
0 0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오차 범위 내외로 각축 중이다. 과연 그의 약진이 거품일지, 아니면 문재인 대세론을 잠재우고 고착할지에 큰 관심이 쏠린다. 싱겁게 끝날 뻔했던 대선이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유권자는 둘의 정책 경쟁과 검증 공방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안 후보는 그 존재만으로도 한국정치의 커다란 변화를 의미한다. 3김 정치와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정치인물이 기존의 보수·진보 정당과 대별되는 제3의 새로운 정치공간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승자독식의 한국정치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분권형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등 제도개혁이 시급하지만, 기성정치의 낡은 기득권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인물의 수혈 또한 절실한 상황이다. 그래야만 과거에 집착한 분열의 정치가 사라지고, 권력을 공유하는 통합의 미래지향적 정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문 후보의 대항마로 떠오른 상승세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반문·비문 정서를 가진 유권자들이 안 후보를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적폐 청산’이라는 과거 패러다임에 갇혀 정권교체에만 몰두하고 미래 통합을 간과한 틈새를 안 후보가 잘 파고든 것이다. 또한 보수 후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갈 길 잃은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이 안 후보 상승세의 원인이 되었다. 더불어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호남의 5060세대들이 지난 4.13 총선의 연장선에서 참여정부의 인사차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대통령으로서의 안 후보를 어색하게 여긴다. 그 이유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그의 콘텐츠에 관한 의문이다. 본인 스스로가 대통령이 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얼마 전 TV토론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국가의 긴급한 당면과제에 대해 최종적 결정을 내릴 내공이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했다. 자신이 전면에 내세운 학제개편과 유치원 공약이 계속 흔들린 데서 알 수 있다. 그는 기성정치와 차별된다는 장점과 함께, 국정운영을 위한 경험과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둘째, 이념적 정체성의 혼란이다. 특히 국익을 위해 매우 중요한 국가안보와 관련해서는 일관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안보와 관련된 쟁점에 대해 상황이 변했다고 오락가락한다면, 국민은 물론 주변국들 또한 예측 가능성이 낮은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 사드 배치를 찬성하고 개성공단 즉각 재개에 반대하는 게 보수층의 표심 때문인지, 본인의 진정한 신념인지 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또한 배치 반대 당론을 언제, 어떻게 철회할 것인지도 설명해야 한다. 집권 후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이다.

셋째, 국가운영에 앞서 당내 통합을 이끌어낼 리더십이 있는지 묻고 싶다. 대선까지는 후보중심으로 당이 움직여 잡음이 없겠지만, 대선 승리 후 기성정치에 익숙한 민주당계 구성원들이 기득권과 이권 지키기에 급급하거나 진보이념을 고집하면 어쩔 것인지 걱정스럽다.

마지막으로, 안 후보가 주변 측근들의 비리와 권력남용을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벌써부터 그가 박지원 대표의 아바타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과연 주변 측근의 권력남용을 인지하고 통제할 역량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미 사과를 했지만, 부인 김미경씨가 보좌진에게 사적인 업무를 시킨 것처럼 ‘갑’의 지위에 익숙한 것은 아닌지, 그들이 공과 사를 구분할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그래야만 참모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주변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실패하는 대통령을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안 후보의 당선가능성과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그의 콘텐츠와 정체성 및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왜 국민에 ‘안철수 대통령’이 어색한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ㆍ미래정치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