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서 위기 상황 신속 대처
“회사서 심폐소생술 교육 받아 큰 도움”
충남 홍성에서 시내버스 기사가 호흡이 끊긴 80대 노인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1시 30분쯤 홍성을 출발해 종착지인 광천 시내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홍주여객 소속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 이석재(57)씨가 의식을 잃은 80대 승객을 발견했다.
이씨는 “버스가 종점에 도착했는데도 의자에 그대로 앉아 있어 자는 줄 알고 흔들어 깨워봤지만 움직이지 않았고, 숨도 안 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한 이씨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이 노인을 버스 안에 눕힌 뒤 평소 회사에서 배운 흉부압박술을 했다.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목을 뒤로 젖히고, 입에는 화장지를 물렸다. 다행히 3분 여간 심폐소생술을 한 결과 이 노인은 숨을 쉬기 시작했고, 몇 분 뒤 약하지만 의식이 돌아왔다.
그렇게 이씨의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위기를 넘긴 이 노인은 현장으로 출동한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씨는 “누구라도 그 상황이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주위에서 말을 해 오히려 쑥스럽다”며 “버스기사로서 회사에서 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잘 받았던 게 큰 도움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도시도 아니고 시골이다 보니 자칫 큰 화를 당할 뻔했는데 할머니가 살게 돼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홍주여객 관계자는 “매년 1~2회 자체적으로 기사들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협회 등 단체에서도 교육 때 심폐소생술 교육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진행한다”며 “이번 일은 운수업 종사자로서 심폐소생술 교육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인 거 같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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