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도와주고, 한없이 도와주고, 도와달라고 하기 전에 도와주고, 전화 받기 전에 도와준다. 연말연시 술자리 건배사에도 종종 등장하는 ‘무한도전’. 이를 실천하는 경북 문경경찰서 무한도전 4인방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토맨으로 불리는 동로치안센터 이정환(54)경위, 작은 일도 내일처럼 챙기는 가은파출소 양주일(51) 경위, 온 산을 헤매며 잃어버린 등산객의 100만원을 찾아 준 산북파출소 김재영(50)경위, 도둑맞은 들깨도 끝까지 추적해 찾아주는 김재훈(51)경위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경위는 지난해 7월 충북 경계지점의 동로면으로 부임한 뒤 최근까지 혼자 2건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 순찰 도중 “아들이 지하실에 갇혀 있어 구하려면 돈을 부쳐야 한다”며 돈을 찾으러 농협에 가는 어르신을 보고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이라고 여기고 피해를 막았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어르신을 진정시킨 뒤 휴대폰을 건네 받아 아들과 직접 통화시킨 뒤 막무가내로 나서려는 어르신은 안도케 했다.
이 경위는 “보이스피싱은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심정을 노린 악질 범죄”라며 “특히 이 지역은 판단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이 많아 늘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가은파출소 양 경위는 지난 1월 관내 한 식당에서 도난당한 LPG가스통까지 찾아주는 등 주민밀착형 치안으로 지역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6일간 식당 주변 주차차량의 차주를 찾아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동네주민들을 찾아 탐문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그는 “남들이 보기엔 별 것 아닐지 몰라도 당사자에겐 큰 일”이라며 “내 부모가 저런 일을 당했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생각했다”고 말햇다.
김재영 경위는 최근 주말에 등산객이 산행 중 잃어버린 현금 100만 원을 등산로를 되짚어 오르며 찾아 주었고, 김재훈 경위는 들깨 도난 당한 들깨도 찾아 주었다.
이희석 문경경찰서장은 “작은 일 하나하나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경찰이 큰 사건도 잘 해결하는 법”이라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무한도전’을 생활화하는 경찰상 확립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