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리니지Ⅱ:레볼루션’ 인기 속
원조 엔씨의 ‘리니지M’ 출정 코앞에
게임 성격 달라 동반 흥행 전망도
지분 얽힌 두 회사 관계도 눈길
PC용 ‘리니지2’를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Ⅱ:레볼루션’에 이어 원조 ‘리니지’에 기반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곧 출시돼 올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국산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의 효시이자 최대 히트작인 리니지 간의 격돌로 게임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중 상용화를 앞두고 지난 12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리니지M은 8시간 만에 100만명, 3일 만에 2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며 인기몰이에 시동을 걸었다. 게임을 사전예약하면 출시 때 일부 아이템을 선물받을 수 있다. 사전예약만 따지면 지난해 12월 출시 전 약 4개월 간 340만명을 모은 레볼루션을 압도하는 속도다.
리니지M은 올해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좌우할 기대작이다. 지난해 말 내놓은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아이템을 모으는 단순 수집형 RPG였지만 리니지M은 1998년 출시한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 게임으로 옮긴 정통 MMORPG다. ‘리니지 폐인’을 양산해 사회 문제가 됐을 정도로 전설적 게임이라 유저층이 두텁다. 게임의 완성도만 뒷받침되면 폭발적인 매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 측은 “기존 유저는 물론 원조 리니지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젊은 층의 사전예약도 많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한달 만에 2,060억원의 경이적인 매출 기록을 세운 레볼루션은 이달 30일 리니지의 꽃인 대규모 ‘공성전’을 추가해 이용자 사수에 나선다. 지금도 레볼루션은 동시 접속자가 약 70만명에 달하고, 하루 4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매출만으로 지난달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순위에서 2위까지 올랐을 정도다. 넷마블은 조만간 미국 중국 일본에서도 레볼루션을 출시해 시장을 넓힐 예정이다.
리니지M과 레볼루션의 격돌이 동반 흥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리니지M은 원작처럼 2차원(2D) 그래픽이지만 레볼루션은 3차원(3D)이라 게임 형식이 다르다. PC용 원작 리니지는 신일숙 작가의 만화 ‘리니지’를 충실히 재현했고, 리니지2는 그 이전 시대를 다뤄 캐릭터도 겹치지 않는다. 2003년 출시된 리니지2가 원조 리니지와 동반 인기를 누린 선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가 원래 충성도가 높은 게임이고 1, 2의 세계관이 달라 두 게임 모두 흥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5년 지분제휴를 한 엔씨소트프와 넷마블 간의 특수한 관계에도 눈길이 쏠린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 지분 8.62%를 소유한 4대 주주이고, 넷마블도 비슷한 수량의 엔씨소프트 주식을 보유했다. 표면적으로는 업계 라이벌이지만 상대방 게임의 성공 여부가 자사 주식 가치와 직결되는 구조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