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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빠질 수가 없다" 김영란법 무색케 한 골프장 실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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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빠질 수가 없다" 김영란법 무색케 한 골프장 실적, 왜?

입력
2017.04.1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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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장/사진=KL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일명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 골프장이 경영난에 빠질 것이라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도 골프장 영업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골프장들의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이 뒤따른 결과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17일 공개한 2016년 골프장 경영 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265개 영업 이익률은 12.1%로 11.3%이던 2015년보다 0.8% 포인트 증가했다.

접대 골프와 연관성이 적은 대중제 골프장의 영업 이익률은 29.2%에 이르렀다. 이는 2015년(28.5%)보다 0.7%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던 회원제 골프장은 영업 이익률이 -1.7% 떨어지는 데 그쳤다. 2015년(-0.5%)보다 나빠지긴 했으나 당초 우려처럼 김영란법으로 인해 감당하지 못 할 수준의 영업 지장이 초래되지는 않았다.

서천범 소장은 결정적인 원인으로 회원제 골프장들이 생존을 위해 비회원 유치에 적극 나선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서 소장은 "기본적으로 (회원제 골프장들이) 회원들 대신에 비회원들로 채우다 보니까 실적이 나빠질 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접대 골프를 차명이나 가명을 써서 한다. 또 가을철부터 해가 짧아져 풀 부킹 상태다. 대중제든 회원제든 시간대별로 할인을 굉장히 많이 적용하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들어서도 거의 영향력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입장료 할인을 통한 비회원 유치에 나선 회원제 골프장의 객단가가 낮아져 영업 이익률이 소폭 하락한 것일 뿐이라는 연구소 측의 분석이다. 다만 골프장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부실 골프장은 수익이 더 감소했고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이 많아져 회원제 골프장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즉 골프장들의 경영 여건 악화는 김영란법보다는 골프장 증가와 맞물려 골프장끼리 경쟁이 심해진 탓으로 보는 것이 옳다는 진단이다.

김영란법은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따라서 1년간의 온전한 영업 이익률을 토대로 김영란법이 미친 영향력을 진단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의문점이 든다. 이에 대해선 "이용객수를 보면 9월부터 연말까지 풀 부킹 상태로 간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풀 부킹이 되니까 영향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올해 들어와서도 회원제 골프장이 죽겠다는 얘기는 전혀 없고 오히려 호황"이라고 서 소장은 설명했다.

서 소장은 그러면서도 "골프장 경기는 작년이 최고점이었고 서서히 내리막이다. 그래도 일본처럼 급격하게 위축될 일은 없다. 완만하게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추후 골프장들이 추구해야 할 생존 방안과 관련해선 "가장 중요한 건 비용 절감이다. 코스 관리 등 비용 거품이 많이 끼여 있다"면서 "스크린 골프 이용자가 일종의 예비군 역할을 하지만 이용객 수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실적으로는 이용객 감소 폭을 줄이는 것이 상책이다. 노캐디 정책 등을 도입해서 서민들을 끌어들이고 가격 할인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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