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개헌안이 16일(현지시간) 통과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개헌안은 국민투표에서 찬성 51.4%, 반대 48.6%로 가결됐다. 의회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이 통과됨에 따라, 터키에서는 총리가 없어지는 대신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되며 부통령이 신설된다. 대통령은 내각 임명권과 해산권을 가지며 정당 참여도 할 수 있게 된다.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비날리 일디림 터키 총리는 “이것은 국민들의 결정”이라며 “민주주의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결과가 발표된 뒤 개헌 반대자들은 전통 방식인 냄비와 팬을 두드리며 항의 집회를 이어갔고,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CHP 측은 “날인이 없는 투표 용지를 유효표로 처리하기로 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60%는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국민투표 결과와 헌법 개정이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터키 당국은 이행 과정에서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헌법 구조는 2019년 11월 이후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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