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기반 드라마ㆍ영화제작 등
2차 수익모델 정착에도 주력
3~4년 전 국내 웹툰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해외 진출’이었다. 웹툰이 문화 콘텐츠로 떠오르자 업체들은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시장까지 문을 두드렸다. 다만 유독 꺼리는 곳이 있었다. ‘망가(漫畵ㆍ만화)의 나라’ 일본이었다. 업체들은 “워낙 출판 문화가 강해 웹툰이 끼어들 틈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NHN엔터테인먼트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는 거꾸로 일본부터 갔다. 그리고 현재 일본 웹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즈미 다다히로(48) NHN코미코 대표는 1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도 출판에서 디지털로의 이행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피할 수 없고 스마트폰 중심의 새로운 플랫폼이 나타날 시기라고 봤다”며 “NHN이 2013년 10월 코미코 서비스를 시작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일본 이용자들에게 코미코의 서비스는 낯설었다. 우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일본 만화와 달리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읽는 ‘세로 스크롤 방식’이 그랬다. 또 작품마다 정해진 요일에 다음 내용이 올라오는 ‘요일별 업데이트’도 신기하기까지 했다. 이즈미 대표는 “양면 인쇄 만화만 그려 본 만화가들에게 ‘세로 스크롤, 올 컬러 만화’라는 새로운 개념을 이해시키는 데에는 상당한 끈기가 필요했다”고 떠올렸다.
코미코의 전략은 일본 출판 시장의 침체기와 맞물려 성과를 보였다. 일본을 시작으로 대만, 한국, 태국에 잇따라 진출, 현재 전 세계 코미코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2,400만건이다. 일본 내 성적은 1,400만건으로 만화박스(1,000만건), 소년점프플러스(600만건) 등 뒤늦게 달려든 현지 업체들과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코미코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영화 등 2차 판권 수익과 자체 유료화 모델 정착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즈미 대표는 “최근 웹툰 작품을 연극으로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인기작 ‘리라이프’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상연됐고 올해도 2개 작품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년 11월엔 작가를 위해 ‘응원 포인트’를 구매하면 다음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미리보기 기능’도 도입했다. 이즈미 대표는 “유료화 모델은 좋아하는 작품을 더 빨리 읽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국 플랫폼과의 연계도 준비 중”이라며 “글로벌 서비스 확장 전략과 함께 각국 유료화 모델 정착으로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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