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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루키 박민지, 전인지ㆍ박성현 계보 잇는 '티켓'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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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루키 박민지, 전인지ㆍ박성현 계보 잇는 '티켓' 잡았다

입력
2017.04.1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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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컵에 입을 맞추는 박민지/사진=KL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또 한 명의 대형 루키가 탄생했다. 10대 박민지(19ㆍNH투자증권)가 관록으로 똘똘 뭉친 14년 선배 안시현(33ㆍ골든블루)의 노련미를 무력화시키고 KLPGA 2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민지는 16일 경기도 용인의 88컨트리클럽(파72ㆍ6,583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총상금 9억원ㆍ우승상금 1억8,000만원)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때렸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가 된 박민지는 안시현ㆍ박결(21ㆍ삼일제약)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들어갔다. 540야드(494m) 긴 코스인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승부가 장타자 박민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연장 1차전에서 박결이 탈락한 가운데 박민지와 안시현은 연장 3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키(159cm)는 작지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50야드(229m)를 넘는 박민지는 안시현보다 비거리가 훨씬 많이 나갔고 이를 바탕으로 2ㆍ3차 연장 모두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다. 2차 연장에서는 다소 긴장한 듯 1m 버디 퍼트를 놓쳤으나 두 번 실수를 없었다. 3차 연장에서 약 3m 버디를 홀 컵에 떨궈 파에 그친 베테랑 안시현을 따돌렸다.

초반에 열리는 삼천리 투게더 오픈은 시즌 전체 판도를 가늠하는 대회라는 점에서 박민지의 우승은 의미가 남다르다. 2015년 전인지(23)와 2016년 박성현(24ㆍKEB하나은행) 등 2년간 이 대회 우승자가 다승왕과 상금왕을 휩쓸었다. 그 계보를 혜성처럼 나타난 박민지가 이어받았다. 지난해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박민지는 세계 여자 아마추어 팀 챔피언십 단체전 우승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따냈다. 첫 출전 대회인 롯데 렌터카 여자 오픈에서 공동 38위로 예열을 마친 뒤 불과 데뷔 열흘 만에 첫 우승을 거뒀다. KLPGA 루키로는 30번째 및 총 횟수로는 38번째 우승이다.

박민지는 우월한 운동 DNA(유전자)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 어머니가 1984년 LA 올림픽 여자 핸드볼에서 은메달을 딴 김옥화 씨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때부터 딸의 체력 훈련을 책임지고 도맡았다. 박민지는 "어머니가 운동선수 출신이어서 체계적으로 힘들게 체력 훈련을 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하고 엄마랑 아빠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서 "힘들 때도 많았고 앞으로 더 힘들 텐데 항상 같이 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며 감격했다.

대회 코스가 어릴 적부터 익숙했던 점도 깜짝 우승에 한몫을 했다. 박민지는 대회 장소인 88컨트리클럽이 후원한 꿈나무 선수다. 박민지는 "88에서 꾸준히 연습해오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났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우승이다. 스스로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얼떨떨해 모르겠다. 너무 기쁜데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연장전에서 보여준 침착함은 이런 강심장이 없었다. 박민지는 "최대한 그린에 가깝게 가려고 노력했다"며 "시즌 목표는 1승과 신인왕이었다. 다음 목표는 1승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시현은 신중했지만 신인의 패기에 밀렸다. 기술적으로는 컴퓨터 아이언 샷이 돋보였음에도 이미 벌어진 상당한 비거리 차이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엄마 골퍼 안시현은 이날 6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박결과 공동 준우승에 만족했다. 박결은 데뷔 후 준우승만 4번째다. LPGA 4승에 빛나는 장하나(25ㆍBC카드)는 6위(7언더파 281타),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 이정은6(20ㆍ토니모리)은 7위(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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