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유타 재즈의 베테랑 조 존슨(36)은 ‘사일런트 킬러’(Silent Killer)로 불린다. 결정적인 순간 강심장을 앞세워 경기를 마무리하는 능력이 탁월해 붙여진 별명이다. 존슨은 2007년 이후 최근 10년간 정규리그에서 가장 많은 8번의 결승 버저비터를 성공시켰다. 르브론 제임스(33ㆍ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안드레 이궈달라(33ㆍ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4차례 버저비터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존슨은 전성기를 지나 하락세가 뚜렷했다. 그런데도 올 시즌을 앞두고 유타가 손을 내밀어 2년 2,200만달러(약 251억 2,400만원)에 도장을 찍고 마이애미 히트를 떠났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 한 자릿수 득점(9.2점)에 그치며 기대에 못 미쳤던 그가 단기전에서 극적인 버저비터로 존재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존슨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LA 클리퍼스와 2016~17 NBA 플레이오프(7전4승제) 1라운드 1차전에서 결승 버저비터 포함 21점 6리바운드로 활약하며 팀의 97-95 승리를 이끌었다. 95-95로 맞선 종료 5초 전 공을 잡은 존슨은 오른쪽으로 파고 들어 상대 블록슛을 피해 높은 포물선을 그리는 슛을 던졌고, 공은 림을 한 번 튀긴 후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디펜딩 챔피언인 클리블랜드는 퀴큰 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109-108로 간신히 제쳤다. 두 팀의 승부도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승패를 알 수 없었다. 109-108로 클리블랜드가 1점 앞서있는 경기 종료 20초 전 공격권을 가진 쪽은 인디애나였다. 종료 10초를 남기고 인디애나는 폴 조지가 더블 팀을 피해 코트 반대쪽의 팀 동료 C.J 마일스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나 종료 1초를 남겨놓고 마일스가 던진 중거리 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클리블랜드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날 200번째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한 클리블랜드의 르브론 제임스는 32점에 13어시스트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포스트시즌 200경기 출전은 마이클 조던(은퇴)보다 21경기 많은 기록이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111-82로 완파했다. 주포 카와이 레너드가 32점으로 팀 승리에 공헌한 샌안토니오는 한 때 36점차로 멤피스를 앞서는 등 어렵지 않게 1승을 선점했다. 토론토 랩터스는 밀워키 벅스에 83-97로 발목을 잡혔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 유독 약한 징크스를 가진 토론토는 이날 패배로 플레이오프 1차전 연패 행진을 ‘9’로 늘렸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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