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이달 25p 이상 빠져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금값이 급등하고 있다. 반면 상승세가 이어지던 국내 주식시장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값은 이달 들어서만 4.18%나 올라 지난 14일 g당 4만6,840원을 기록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컸던 지난해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달 들어 하루 거래량도 지난 달(2만1,277g)에 비해 50%나 늘어난 3만1,972g에 달하고 있다.
미니 골드바(Gold Bar) 판매도 급증했다. 한국금거래소는 하루 평균 100개 정도 팔리던 10~100g 단위 미니 골드바가 이달 초부터는 하루 평균 400개 안팎씩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바는 100g짜리가 540만원 안팎(부가가치세 등 포함)으로 고가지만 전쟁 등 비상시 휴대가 편리해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에 금값 상승세가 이어지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25포인트 이상 빠지며 2,130대로 주저 앉았다. 지난달 말 2,160.23까지 치솟았던 지수는 지난 14일 2,134.88로 마감됐다. 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과 5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바탕으로 상승장이 기대되던 주식 시장이 ‘한반도 위기설’이라는 암초를 만나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과 대북 압박, 북한 외무성 부상의 항전 선언으로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불안감이 커지자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외국인들은 4월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4,75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월 1조4,930억원, 2월 4,420억원, 3월 3조5,070억원 등 순매수 행진을 이어온 것과 대비된다. 특히 4월에는 하루(지난 12일)만 빼곤 연일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이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작년 1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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