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9일 자신의 117번째 생일 케이크 촛불을 끄는 엠마 모라노. 베르바니아(이탈리아)=AP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된 현존 최고령자인 이탈리아 여성 엠마 모라노가 1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899년 11월 29일생인 모라노는 19세기 태생으로는 최후의 생존자로 총 117년 137일을 살았다. 공인기록에 따르면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이탈리아인이자, 122년 164일 생존한 프랑스인 잔느 칼망에 이어 유럽인으로서는 두 번째,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장수했다. ANSA통신 등 현지 언론은 “3세기에 걸친 그의 생애 동안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이 일어났고, 이탈리아 정부가 90번 이상 바뀌었다”고 말했다.

모라노는 이탈리아 북부 치비아스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인근 베르바니아로 이주했으며 평생을 그 곳에서 살았다. 1차대전으로 첫사랑을 잃고 1926년 지오바니 마르티누지와 결혼했으나 1937년 태어난 첫 아들이 6개월 만에 사망했다. 이듬해인 1938년 폭력적인 남편을 떠났는데 이탈리아에서 이혼이 합법화되기 30년 전이었다. 이후 황마 자루 공장과 호텔 식당에서 일하며 홀로 생계를 꾸렸다. 말년에는 베르바니아의 작은 아파트에서 간병인과 두 명의 조카와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라노의 장수 비결은 유전적 요인과 소식(小食)하는 습관, 진취적인 성격이다. 우선 그의 일가가 장수했다. 모친은 91세까지 살았고 그의 자매 중 몇몇도 100세를 넘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노인학연구소의 로버트 영은 “그의 유전자는 남들보다 서서히 늙는다”고 표현했다.

모라노는 117세 생일 때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장수의 비결로 “매일 달걀을 2개씩 먹고 쿠키도 먹는다”고 말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모라노는 20대 때 빈혈 진단을 받은 계기로 일생 동안 소식했다. 27년간 모라노의 주치의로 일한 카를로 바바는 AP통신에 “최근 하루의 대부분을 잠을 자는 것으로 보냈지만 간식으로 먹는 날달걀과 비스킷은 끊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라노는 오랫동안 독신으로 산 것과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도 자신의 장수 비결로 꼽았다. 바바는 2015년 인터뷰에서 “모라노는 가부장제가 강력하던 파시즘 정권 시절에도 주저 없이 남편을 떠났다.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간병인 야밀레 베르가라는 “유머를 잃지 않는 것이 그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2016년 5월 13일 자신의 집에서 젊은 시절 자신의 초상화를 바라보고 있는 엠마 모라노. 베르바니아(이탈리아)=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피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