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TV토론 룰 미팅 과정서 스탠딩 토론 방식 논란
安측 “힘들다는 이유” 유승민 “71세 힐러리도 했다” 비판에
文측 “취지 이해하나 어색”… 건강 지적엔 “악의적 왜곡 말라”
문재인 “방식은 중요치 않아… 스탠딩도 좋다” 수용 의사
각 당의 대선후보 캠프들이 15일 TV토론 방식을 두고 때 아닌 공방을 벌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과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이 19일 예정된 KBS 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스탠딩 자유토론’을 거부했다고 협공하면서다. 이에 문 후보 측은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공세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 선대위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서서 토론회를 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게 스탠딩 토론회 참여 거부의 이유”라며 “두 시간도 서 있지 못하겠다는 문 후보는 국정운영을 침대에 누워서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후보는 이날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19대 대선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71세인 힐러리도 서서 잘 하는데 왜 거부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유 후보 선대위 김세연 선거대책본부장도 “문 후보 측이 KBS 대선주자 토론회의 스탠딩 자유토론 방식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했다”면서 “문 후보는 과연 무엇이 두려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전례 없이 짧은 대선 기간을 감안할 때 후보 검증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검증 방법은 새로운 방식의 TV토론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문 후보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TV토론 불참을 비판한 사례 등을 거론하며 “문 후보의 자기모순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은 "완전 자유토론이 되면 스탠딩 토론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데 현재 이야기되는 토론 방식은 칸막이 토론이다. 120분 토론을 한다면 평균적으로 20분씩 발언 기회를 갖고 나머지 100분은 멀뚱히 서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하고 “스탠딩 토론의 취지에 100% 찬성하지만 현재와 같이 진행되는 방식은 어색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탠딩 토론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토론 형식상 모든 후보가 두 시간 내내 서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박 단장은 문 후보의 건강과 관련해서도 “문 후보는 히말라야 트래킹을 몇 번씩 한 분”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토론 방식에 대한 논란을 보고 받고 “앉아서 하든 서서 하든 상관 없다. 그게 뭐가 중요하나, 스탠딩 토론도 좋다”고 말했다고 박 단장은 전했다.
박 단장은 “룰 미팅에서 오고 간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굉장히 작위적이고, 보기에 따라서는 악의적으로 유출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토론 방식 문제를 건강과 연결시켜 왜곡하려는 의도 없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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