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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김일성 생일… 北, 김정은 선택의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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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김일성 생일… 北, 김정은 선택의 기로

입력
2017.04.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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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미국의 대북 경고가 심상치 않은 수준으로 높아지자 북한이 “미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선다면 선제공격에 나서겠다”며 항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미국의 경고에 굴복하지 않고 핵개발을 완성해 가겠다는 기존의 원칙을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ㆍ4월15일)을 앞두고 재차 확인한 것이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4일 평양에서 가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신중하지 못한 군사 행동을 할 경우 북한은 선제공격으로 대응하겠다”며 “지도부가 결정하면 언제 어디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강경한 대북 발언에 대해서도 “미국은 항상 공격적인 단어로 도발해온다”며 “(미국의)핵위협과 도발이 지속되는 한 핵방어능력을 중심으로 한 국방 강화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한 부상은 강조했다.

북한의 맞불 공세는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대강’ 전략의 하나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악랄하고 호전적’이라는 표현을 한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 최대의 정치적 기념일인 태양절을 앞둔 시점이어서 미국의 힘 자랑에 밀리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분명히 취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북한이 실제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의 고강도 도발에 즉각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한창 머리를 맞대고 있는 마당에 ‘말대말’의 대치를 넘어 행동으로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발 압박이 계속되고 있긴 하지만 중국이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한에 맞춰 북한의 중대도발 가능성에 경고를 보내고 중국 내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 가능성이 심심찮게 거론되는 상황을 북한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다는 결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측면과 도발에 나설 경우 가장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는 상황 사이에서 복잡한 손익계산을 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김정은의 핵실험이 선택의 기로에 선 셈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거친 말공세는 미국의 압박에 대한 레토릭(외교적 수사)일뿐 당장 미국을 자극할만한 행동에 먼저 나서지는 않겠다는 메시지가 행간에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4월을 조용히 넘어갈 경우 북미 간 대화 무드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련국 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지금은 국면 전환을 앞두고 미국과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게 북한의 의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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