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기술과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이번엔 일부 구체적인 기업 명칭이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전ㆍ현직 미국 정부 및 유엔 관리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김정은의 로켓은 중국으로부터 중요한 동력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공개된 유엔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장거리미사일(은하 3호)의 모터와 전선 등 주요 부품이 외국산이었고 이들 부품의 조달 및 금융거래에 중국 기업들이 관여했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이들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북한 정권에 미사일 부품과 기술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서방 세계로부터 차단된 북한이 기술적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전직 관료는 “중국 측은 공급 날짜와 부품 이름 등 바다에 빠진 미사일 잔해물에서는 밝혀내기 어려운 증거들을 요구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미사일 부품과 기술의 수출을 암묵적으로 허용했는지 아니면 감시 자체가 불가능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민간연구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도 이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소재 정밀부품 대기업인 선양공작기계를 지목해 “2015년 국제사회에서 수출 통제 리스트에 올라 있는 정밀공작기계와 소프트웨어를 북한에 공급해 국제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ISIS는 “이 회사는 북한 수출이 실수였다고 하고 중국 정부는 실체 규명을 위한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선양공작기계를 미국의 경제제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