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왼쪽 앞다리를 잃은 퍼글(퍼그와 비글의 혼종견) 종 ‘브래들리’는 주인의 상상력으로 새로운 다리 하나를 얻었다. 포토샵으로 그린 사진 속에서다. 사진 속 브래들리는 농구도 기타 연주도 척척 하는 '만능팔'을 갖는다.
동물전문매체 도도는 다리 수술 후 상심했을 반려견을 유쾌한 방식으로 위로해주는 한 남성의 사연을 전했다.
둘의 만남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찰리 데로쉬에 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후유증에 시달리던 중 반려견을 입양하기 위해 베벌리 힐스의 한 유기견 보호센터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보호소에 있던 브래들리도 차에 치인 뒤 센터에 의해 구조된 상태였다. 브래들리의 한쪽 앞다리는 사고로 마비돼 더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데로쉬에 씨는 "브래들리를 수 차례 면회하면서 입양을 결심하게 됐다"며 "처음엔 장비를 채워주려 했으나 상처 부위가 악화하자 수술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와 여자친구 마리앤 스미스 씨는 수술을 앞둔 브래들리를 집으로 데려와 보살폈다.
수술 후 브래들리의 적응력은 뛰어났다. 절름발이 익숙해서인지 세 개의 다리로도 곧잘 생활했고, 새로 만난 가족에게도 금세 마음을 열었다.
"브래들리는 항상 정을 베풀며 공감할 줄 알아요. 우리가 일터에서 힘들었던 날이면 귀신같이 알고서 폭 안겨 와요. 그런 브래들리에게 우리도 용기를 보태고 싶었습니다."
데로쉬에 씨는 브래들리를 만화 속 '만능팔'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브래들리의 사진을 찍어 그 위에 포토샵으로 앞다리를 그려 넣어준 것이다.
평소 그가 즐겨 하던 장난이 영감을 줬다. 브래들리씨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키마우스'의 목소리로 브래들리가 말하는 상황을 꾸며 장난치곤 했다"며 "브래들리가 실제로 디즈니 캐릭터라면 어떨지 상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 속 브래들리는 '건배'를 외치는 듯한 표정으로 맥주잔을 들고 있거나 마감에 분주한 듯 컴퓨터 작업을 한다. 만화로 그려 넣은 팔과 브래들리의 연기(?)가 실감 나게 어우러져 한눈에 봐서는 그에게 한쪽 앞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울 정도다.
데로쉬에 씨는 직접 작업한 브래들리의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했다. 약 8,000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확보하는 등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브래들리처럼 다리 잃은 개의 반려인들이 사진과 함께 따뜻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사람들은 브래들리와 만화 속 작은 세상을 보며 함께 기뻐해요. 브래들리를 보는 많은 이들이 장애견도 얼마든지 평범하게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길 바랍니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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