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00톤서 150톤 증산 요청
2011년 이후 4차례 고배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가 먹는샘물인 한진제주퓨어워터 생산을 위해 제주도에 지하수 취수량을 늘려달라고 또다시 요청했다.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증산 시도는 이번이 5번째다.
한국공항은 지난달 31일 증가하는 항공승객 수요 충족을 위해 현재 1일 100톤인 지하수 취수량을 1일 150톤으로 변경하는 ‘지하수개발ㆍ이용 변경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한국공항은 2011년 지하수 취수량을 월 9,000톤으로 늘려달라고 신청했지만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같은 해 취수량을 월 6,000톤으로 수정해 증량을 신청했지만 지하수관리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어 2012년에는 도의회 상임위가 한국공항의 취수 허가량을 1일 100톤에서 120톤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동의안을 수정 가결했지만 당시 도의회 의장이 직권으로 안건 상정을 보류해 안건이 폐기됐다. 지난해 5월에도 1일 100톤에서 200톤으로 증량을 신청했지만 지하수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이처럼 한국공항 지하수 취수량 증산 시도가 번번이 무산된 것은 한정된 자원인 제주 지하수의 공유화 원칙에 따라 사기업인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증산을 반대하는 지역 내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공항은 지하수 취수량 증량을 위해 그 동안 지역 공헌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한국공항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동목장 내에 있는 17만톤 규모의 저수지에 빗물을 저장해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가뭄 발생 시에는 농민들에게 제공해 밭작물 해갈에 도움을 줬다. 또 최근 3년간 누적 적자가 163억원에 달하고 있지만 제주∼일본 직항 노선을 유지하고 있고, 제주산 농수축산물 수송을 위해 적자 운항에도 대형항공기를 1일 10회 이상 투입하고 있다.
한국공항 측은 “제주퓨어워터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에 공급하고 있지만, 현재의 취수량으로는 연 평균 8~9%씩 꾸준히 증가하는 항공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증산 요청도 증가하는 항공 승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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