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확실시될 경우 재래식 화력을 동원한 선제공격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NBC뉴스가 고위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NBC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는 미국이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구축함 2대를 배치해 북한을 겨냥하고 있으며 이 중 하나는 북한 핵실험장에서 300마일(약 483㎞) 떨어진 곳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괌에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배치해 유사시 북한을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도 한반도 근처로 이동 중이다. NBC는 “미국이 북한에 선제공격을 한다면 미사일과 폭격, 사이버전, 특수부대를 이용한 작전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포기하도록 다양한 층위의 외교ㆍ군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북한 핵실험 포기는) 지금까지 미국이 달성한 적 없는 위업이지만 (백악관의) 의지 역시 확고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북한에 선제공격을 감행하려면 한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NBC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선제공격이 북한의 남한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공격을 부를 수 있으며, 보복의 위험부담에 비해 이득이 크다는 점을 한국 정부가 납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미국 관계자들이 한국의 우려를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 측은 북한에 대한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한국과 의논하고 조율한다고 최근까지도 확인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정부가 최고 수준의 재래식 무기로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한 것도 대북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군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동부 난가하르 주의 이슬람국가(IS) 반군 동굴 은신처에 GBU-43 폭탄을 투하했다. GBU-43은 재래식 무기 중 가장 강력한 폭발력을 발휘하기에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ㆍMOAB)’라는 별칭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GBU-43의 사용을 공개하면서 “이번 일이 (북한에) 메시지를 보낼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북한은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 사용 이전에 중국이 외교로 북한을 통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훌륭한 인물이며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중국이 북한과 적절한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 그들이 못하면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해결)할 것”이라고 적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력 동원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