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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폐기물 줄이기 ‘채찍 대신 당근’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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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폐기물 줄이기 ‘채찍 대신 당근’ 호평

입력
2017.04.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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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6만톤… 매년 증가 추세

비용절감에 불법매립ㆍ소각 심각

정부, 모범사례 포상했더니

2년만 발생량 절반 줄인 곳도

한국환경공단 직원이 12일 경기 양주시의 한 사업장에서 컴퓨터에서 분리된 고철폐기물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제공
한국환경공단 직원이 12일 경기 양주시의 한 사업장에서 컴퓨터에서 분리된 고철폐기물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제공

지난해 말 경북의 한 산업기계 제조공장 곳곳에는 기계부품을 만들 때 틀로 사용됐다가 버려진 새까만 모래(폐주물사)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폐주물사는 납 구리 수은 등 중금속 함유량이 높아 정부가 특별관리하는 ‘지정폐기물’ 중 하나. 바람에 쉽게 날려 발생 직후 빨리 처리해야 하지만 사업장 내 시설이 미비할 경우 불가능하다. 해당 공장 역시 일정 기간 폐주물사를 보관했다가 위탁 처리업체에 맡겨야 해 위험성은 컸다. 사업장 점검에 나선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폐주물사 등 산업장폐기물의 악영향을 막으려면 업체 각각이 배출 자체를 억제하는 게 최선이지만 처리 비용이나 시설 미비를 이유로 폐기물 감량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업체는 드물다”고 말했다.

비산먼지와 수질오염 등 유해폐기물에서 비롯되는 환경 문제가 잇따르고 있지만 업체들의 폐기물 배출 감량 노력은 제자리걸음이다. 국내 폐기물 발생량은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1년 기준 단위면적당 총 폐기물 발생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다. 스웨덴의 4.7배, 미국의 7배, 심지어 캐나다의 141배에 달한다. 특히 폐기물 중에서도 사업장폐기물은 환경이나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들이 섞여있어 적절히 처리하지 않으면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13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하루 평균 배출되는 사업장폐기물은 2011년 14만7,982톤에서 매년 증가해 2015년에는 16만8,715톤에 달했다.

폐기물은 급증하는데 처리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일부 업체들이 이를 불법 매립ㆍ소각하면서 문제는 악화하고 있다. 이달 초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서는 한 건설사가 2톤에 달하는 건설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에서도 이달 초 한 건설업자가 빙과류 유통업체로부터 처리 위탁을 받은 폐빙과류(설탕과 유제품 때문에 철근 부식 유발) 10톤을 기장군 교각 건설 현장에 무단 투기하면서 경찰에 입건됐다.

정부가 꺼낸 카드는 채찍이 아니라 당근이었다. 한국환경공단이 2007년 매년 실시해 온 ‘자원순환선도기업’ 포상 사업이 대표적인데, 정부 주도로 모범사례를 꼽아 다른 사업장이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장려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효과는 적지 않다. 지난해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일동제약 청주공장은 의약품 제조공정 개선으로 원단위 발생량(제품 1톤을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폐기물량)을 2013년 20.19㎏/톤에서 2015년 10.13㎏/톤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시켰다. 공정시스템을 대폭 단순화한 덕이다.

폐기물 재활용률을 끌어올리는 사업장도 장려한다. 2015년 자원순환선도기업 대상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LG화학 오창공장의 경우 폐합성수지 등을 에너지자원으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 소각업체에 제공하고, 여기서 얻은 증기를 다시 공장 에너지원으로 공급받고 있다. LG화학은 자원순환과정을 위해 16㎞ 길이 배관을 설치했는데, 이를 통해 연간 8,522톤의 폐기물을 에너지화하는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는 제조업체에 한정했던 자원순환선도기업 선정 대상을 재활용 업체로까지 확대했다“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은 이달 25일까지 전자ㆍ일반우편을 통해 참여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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