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파도에 통신망 멈출까 우려
KT인력 현장 누비며 상황관리
여의도는 기지국 2배 가량 확대
‘벚꽃 시즌’이다. 각종 명소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그 속에서 24시간 긴장상태로 진땀을 빼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최악의 상황은 ‘통신 장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모바일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벚꽃 나들이를 자랑하는 요즘, 비상대기 중인 이들의 긴장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13일 만난 최순환(47) KT 구로엔지니어링팀 차장의 눈은 실시간으로 기지국의 부하율을 보여주는 노트북PC 화면에 고정돼 있었다. 부하율은 기지국이 수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용량을 말한다. 여의도 지역 담당만 6년째로 베테랑인 그에게 벚꽃 시즌은 항상 위기의 연속이다. 최 차장은 “좋은 날씨, 벚꽃 만개, 주말 이 세 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날은 무조건 비상대기”라고 말했다.
4월 여의도 벚꽃 축제 행사장(17만7,559㎡)엔 평균 600만명의 인파가 다녀간다. 행사 준비기간 가장 중요한 작업은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트래픽) 예측이다. 최 차장은 “지난해 축제 때 트래픽 발생 현황을 분석하고 행사장 면적을 잘게 쪼개 트래픽 과부하 위치를 골라낸다”며 “하드웨어 기지국을 하나 더 놓는 방식과 기존 기지국의 소프트웨어를 갱신해 용량을 늘리는 방법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축제 기간 기지국 개수는 평상시 36개에서 25개 더 늘리고 네트워크 수용량은 3배까지 끌어올린다. 행사장 안에서도 위치별로 트래픽 발생량이 3~4배 차이 나 꼼꼼한 예상치 산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트래픽 발생 추이 빅데이터가 확보돼 있어 좀처럼 통신 장애까지 이어지진 않지만 그에게도 등골이 오싹했던 기억이 있다. 최 차장은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가 몰려 기지국 시스템이 다운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며 “그야말로 응급상황이었고 바로 인근 기지국의 통신 수신 가능 범위를 일일이 넓히는 조정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벚꽃 축제는 행사 기간이 긴 편이지만 한꺼번에 100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불꽃 축제 때는 수용 용량을 5배 늘려야 한다“며 ”항상 만전의 태세를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큰 사고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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