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힘겹게 7연패 사슬을 끊었다. 팀을 연패에서 구한 건 ‘국민 타자’ 이승엽(41)도, ‘65억 팔’ 우규민(32)도 아니었다. 무명에 가까운 대타 정병곤(29)이 2타점 역전 결승타를 치며 구세주가 됐다.
정병곤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홈 경기에 1-1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6번 조동찬 대신 타석에 들어서 한화의 바뀐 투수 심수창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 때 2루 주자와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한화 외야수 이성열의 송구 실책까지 이어지며 1루 주자도 홈을 밟았다.
3루까지 내달린 정병곤은 마치 한국시리즈에서 결승타를 친 듯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정병곤이 1군에서 안타를 친 것은 2013년 10월3일 부산 롯데전 이후 1,288일 만이다. 2011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정병곤은 2012년 말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2013년 백업 내야수로 54경기를 뛴 이후 군 복무를 했고, 지난해 말 팀에 복귀했다.
지긋지긋했던 연패 사슬을 끊는 순간이 다가오자 삼성 홈 팬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계속된 2사 3루에서 이원석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쳐 정병곤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약속의 8회’를 만든 삼성은 5-1로 달아났고, 9회초 마무리 심창민이 삼자범퇴로 가볍게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개막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삼성은 이로써 지난 2일 KIA를 제물로 시즌 첫 승리를 올린 이후 11일 만에 승수를 추가해 2승9패를 기록했다.
잠실에서는 KIA가 헥터 노에시의 7이닝 무실점 역투에 힘입어 두산을 4-3으로 제압했다. 헥터는 두산 더스틴 니퍼트(7이닝 6피안타 3실점)와 에이스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창원에서는 NC가 모창민의 3점포 한 방으로 LG를 3-1로 꺾었다. NC는 LG와 주중 3연전을 휩쓸며 6승5패를 기록했고, 개막 6연승 신바람을 낸 LG는 5연패 내리막을 탔다. 고척에서는 kt가 4-6으로 뒤진 9회초에 넥센 마무리 김세현을 상대로 3점을 뽑아 7-6 역전승을 거뒀다. kt는 넥센전 11연패, 고척 6연패를 끊고 시즌 8승(3패)째를 올려 KIA와 공동 선두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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