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해당 지역 공격 안해. 허위 정보”
화학무기 공격 책임 IS에 전가 포석
시리아 정부군이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이 극단주의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의 화학무기시설을 공습해 수백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즉각 “거짓 정보”라고 일축했다. 이들리브주 화학무기 공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리아 정부에 강경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수세에 몰리자 범죄 책임을 IS 쪽으로 돌리기 위한 노림수로 보인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리아군은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이 전날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에 있는 IS의 독가스 저장고를 공습했으며, 폭격 여파로 민간인 다수를 포함해 수백명이 사망했다고 국영TV를 통해 밝혔다. 국제동맹군은 IS 격퇴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 중부사령부 주도 다국적군 연합합동특수임무부대(CJTF)를 가리킨다.
이에 국제동맹군 대변인인 존 도리언 미 공군 대령은 “동맹군은 그 시간에 해당 지역을 공습하지 않았다. 시리아군이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신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반군을 향해 화학무기를 쓰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이런 주장을 펴는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서부 반군 중심지인 이들리브주 칸셰이쿤에 자행된 사린가스 공격이 시리아군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은 급기야 시리아 공군기지를 향해 토마호크 미사일 59기를 폭격해 보복하기도 했다. 현재 시리아ㆍ러시아 정부는 “시리아 정부군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테러집단의 화학무기고를 폭격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화학무기 사용 혐의는) 100% 조작된 것”이라며 “서방 국가들이 테러범과 결탁해 우리를 공격하려 사건을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다.
데이르에조르는 동부 시리아에서 시리아 정부가 관할하는 몇 안 되는 거점 중 하나로 주변 지역이 대부분은 IS에 장악돼 포위된 상태다. 이라크 북부 모술 탈환 작전을 수행 중인 국제동맹군은 주변 IS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인접한 데이르에조르 주변 IS 점령지를 대상으로 공습을 실시한 적이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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