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기적’을 쓴 윤덕여호가 13일 귀국했다.
윤덕여(56)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북한 평양에서 열린 2018 아시안컵 B조 예선에서 북한을 제치고 본선 티켓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하고 13일 귀국했다. 윤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2019년 프랑스 월드컵을 향한 선수들의 강한 열망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최강’ 북한과 한 조에 조 1위에만 주어지는 본선 진출권을 따기 쉽지 않다는 평을 들었다. 장소가 북한의 안방이고 경기장도 ‘북한 축구의 성지’ 김일성경기장이라는 점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윤덕여호는 이런 우려를 기분 좋게 잠재웠다. 사실상 결승이었던 북한과 맞대결에서 1-1로 비긴 뒤 나머지 경기를 대승으로 마무리하며 득실 차이로 북한을 제쳤다. 대표팀은 2019 프랑스 월드컵 예선을 겸해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서 8개 참가국 중 5위 안에 들면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윤 감독은 북한전 준비과정에 대해 “인조잔디 적응 훈련, 북한의 일방적 응원에 대비한 훈련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경기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 만큼 선수들이 칭찬받아야 마땅하다”고 공을 돌렸다.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복귀해 14일 개막하는 여자실업축구 IBK기업은행 2017 WK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윤 감독은 “새로운 선수, 가능성 있는 선수를 물색하기 위해 운동장을 찾겠다”며 “새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 안주하기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까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 등에서 많은 도움을 줬고 팬들이 응원해줬다.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김혜리(인천현대제철)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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