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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의 몽니인가… 기아차 노노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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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의 몽니인가… 기아차 노노갈등 격화

입력
2017.04.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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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체 중 유일한 연대노조

정규직화 싸고 불협화음 등돌려

기아자동차지부 사내하청분회 관계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지부 사내하청분회 제공
기아자동차지부 사내하청분회 관계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지부 사내하청분회 제공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했던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가 비정규직 노조를 분리하자는 투표를 예고하며 노노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3일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는 서울 정동 금속노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아차지부의 사내하청분회(비정규직) 분리 총회 추진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김수억 사내하청분회장은 “법원 판결에 따라 하청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상황에 힘을 모아야 하는데 정규직 노조가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분리 투표는 금속노조의 ‘1사 1노조’ 원칙을 깰 뿐 아니라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사항으로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기아차지부는 지난 6일 대의원대회에서 1사 1노조 유지에 대한 조합원 총회를 열 것을 결정했고, 이 달 21일 총회를 열고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하청분회는 대위원대회에서 236명 중 118명이 찬성, 1표가 부족해 과반을 넘지 못했는데도 지부장이 가결을 결정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기아차지부는 2008년 금속노조 경기지부 지회에 있던 사내하청 노조가 편입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금속노조가 ‘1사 1노조’원칙을 세운 후 최초였으며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안 사측과 임금ㆍ단체협상을 놓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았다. 사내하청분회 관계자는 “단체협약에서 사측이 정규직 협상이 끝날 때쯤 비정규직 요구안을 논의하는 구조로 진행되는데도 이를 비정규직 때문에 자신들의 발목이 잡힌다고 여기는 것이 일반적인 정규직 조합원들의 정서”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현대ㆍ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법원이 잇따라 불법파견을 인정하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사내하청분회는 판결 취지에 따라 4,000여명(비조합원 포함) 전원 정규직 전환을 주장해왔으나, 기아차지부는 지난해 11월 이 중 1,049명만을 특별 채용하는 것에 사측과 합의했기 때문이다. 사내하청분회는 지난해 두 차례와 지난달을 포함 총 세 차례에 걸쳐 전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독자 파업을 진행했고, 기아차지부는 이를 동의 없이 진행된 파업이라고 비판하며 분리 투표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실제 조합원 투표가 진행되면 비정규직의 분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체 조합원 수 중 정규직은 3만1,000여명, 비정규직은 3,000여명으로 정규직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기아차지부 관계자는 “이번 세 차례 파업도 지부의 동의 없이 진행되는 등 10년 간 사내하청 노조들과의 마찰이 컸다”며 “이번 기회에 서로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분리하는 것에 대해 전체 조합원들의 생각을 묻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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