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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은 우리 강아지… 어떻게 마음을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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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은 우리 강아지… 어떻게 마음을 열까

입력
2017.04.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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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영남이

유진 글·그림

한울림어린이 발행ㆍ40쪽ㆍ1만2,000원

반려견과 살아간다는 것은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가족처럼 서로를 이해하는데 노력이 필요하다. 한울림어린이 제공
반려견과 살아간다는 것은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가족처럼 서로를 이해하는데 노력이 필요하다. 한울림어린이 제공

독일인들은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것에도 불편함이 없다. 독일의 개들은 어릴 때부터 애견 유치원을 다니며 기본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재 20%가 넘는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동물복지정책은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다. 공공주택이라는 주거방식과 동물 의료보험 부재도 유기동물을 양산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마당에서 집을 지키던 개들이 이제는 반려견이란 이름에 걸맞게 배변을 가리고, 함부로 짖지 않으며, 얌전하고 온순해야만 한다.

표지 그림을 보면 애견용 이동가방 안에 시추 한 마리가 잔뜩 움츠린 채 엎드려 있다. 풍성한 머리털에 가려져 겁먹은 눈조차 보이질 않는다.

민지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엄마를 졸랐다. 동생도 없는데 강아지라도 있으면 덜 심심할 것 같았다. 마침 유기견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을 보고 엄마의 마음이 흔들렸고 민지의 소원대로 개를 입양하게 되었다. 민지는 개에게 ‘영리한 남자’라는 뜻으로 ‘영남’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그러나 영남이는 민지의 기대와 달리 좀체 다가오지 않고 구석에 숨어 버린다.

영남이는 집안의 골칫거리가 되어간다. 엄마가 아끼는 이불에 똥을 누거나 집안의 물건들을 물어뜯는다. 엄마는 영남이가 머리가 좋지 않다고 한다. 아빠는 성격이 나쁘다고 단정한다. 심지어 한밤중에 시끄럽게 짖어대는 통에 민지네 가족들은 잠을 못 이룬다. 민지는 부모가 영남이를 보내 버리는 게 아닐까 조마조마하다. 어느 날, 민지가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영남이가 보이지 않는다. 민지는 황급히 아파트 주변을 찾아 헤맨다.

정말 엄마아빠는 영남이를 어디론가 영영 보내버린 걸까? 집을 나가게 그냥 내버려 둔 걸까?

‘유기견 영남이는’ 유진 작가가 실제 유기견을 입양하면서 겪게 된 이야기를 파스텔 톤의 따듯한 그림에 담고 있다. 반려견과 살아간다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가족과 마찬가지로 서로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동물들과 보낸 포근한 시간을 기억한다. 말없이 자신을 바라봐주는 존재가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는다. 민지네 새 가족, 영남이가 아픈 기억들을 잊고 부디 오래도록 사랑받기를.

소윤경ㆍ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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