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28)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5툴 플레이어’다. 힘, 정교함, 주루, 송구, 수비까지 야수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NC 입단 후 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그는 2015년 ‘20홈런-20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2016년 후반기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홈런이 실종됐다. 지난해 8월까지 22개의 대포를 친 뒤 9월 이후 침묵에 빠졌다.
잠잠하던 나성범이 225일 만에 짜릿한 손 맛을 봤다. 그는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 홈 경기에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후 첫 타석에서 LG 선발 헨리 소사의 4구째 높은 시속 149㎞ 직구를 잡아 당겨 우월 솔로 아치(비거리 120m)를 그렸다. 지난해 2016년 8월30일 수원 kt전 이후 225일 만에 나온 홈런이자 시즌 마수걸이 대포다. NC는 선발 에릭 해커의 6⅔이닝 무실점 역투와 나성범의 홈런에 힘입어 5-0으로 이겼다. 이로써 5승5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천적’을 상대로 터진 나성범의 값진 결승포다. 나성범은 지난해 소사를 상대해 타율 0.200(15타수 3안타)에 그쳤고, 4개의 삼진을 당했다. 소사와 통산 맞대결 성적은 0.233(30타수 7안타) 11삼진. 하지만 나성범은 첫 번째 타석부터 소사의 빠른 공을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전날에도 또 한 명의 천적 차우찬(LG)을 맞아 적시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2루타 2개를 치며 어깨를 폈고, 이날 역시 호쾌한 한방으로 ‘천적 관계’를 깨끗이 정리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이후 네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NC는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말 4번 재비어 스크럭스(30)가 LG 사이드암 신정락을 상대로 시즌 3호 쐐기 1점 홈런을 터뜨렸고, 계속된 공격에서 3점을 보태 5-0, 영봉승을 거뒀다. 나성범은 경기 후 “오랜만에 홈런이 나와 어색했다”며 “항상 어떤 상황에서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에서는 한화가 삼성을 5-3으로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180만달러(약 20억 5,400만원)의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한화 선발 알렉시 오간도(34)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이 7연패를 당한 것은 2007년 4월27일 수원 현대전부터 5월5일 부산 롯데전까지 내리 7경기를 진 이후 3,630일 만이다.
고척에서는 넥센이 kt를 5-3으로 따돌리고 5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잠실에서 두산에 8-4 승리를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인천에서는 SK가 1-1로 맞선 연장 12회말 선두 타자 박정권의 2루타에 이은 최정의 끝내기 안타로 롯데를 2-1로 제압했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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