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상의 창조적 역동성 침해
뉴욕시에 문제 제기할 것”
미국 금융 중심지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황소상’ (Charging Bull)의 조각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 ‘두려움 없는 소녀상’ (Fearless Girl)을 배치한 뉴욕시에 강력히 항의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황소상을 만든 아르투로 디모니카는 변호사를 통해 내년 2월까지 황소상 앞에 소녀상을 배치하기로 한 시 당국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에 허가 당시 적법 절차를 밟았는지 문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조각가 크리스틴 비스발의 작품인 소녀상은 지난달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사회 진출을 촉구하는 취지에서 제작됐다. 당초 한 달만 전시될 예정이던 소녀상이 황소상에 거침없이 맞서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자,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내년 2월까지 존치를 확정했다.
그러나 황소상 작가 디모니카는 소녀상이 황소상의 창조적인 역동성을 바꾸면서 황소상의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녀상이 투자회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과 광고회사 매캔의 의뢰로 제작된 것을 지적하며 ‘광고 속임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월가 자본주의의 상징물인 황소상은 디모니카가 주가 폭락으로 분위기가 침체한 미국 증시에 기운을 북돋는 의미로 1987년 12월 어둠을 틈타 기습 설치한 조형물이다. 당초 당국의 허가 없이 설치됐으나 금융시장 회복을 기원하는 여론의 요구에 사후 허가를 받았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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