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작품이 12일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신기록은 65억 5,000만원.
K옥션 4월 경매에 출품된 전면점화 ‘고요(Tranquillity) 5-IV-73 #310’는 55억원에서 경매를 시작해 순식간에 60억원을 넘어섰고, 경합 끝에 낙찰됐다. 200호(261x205㎝) 크기 캔버스에서 밤하늘의 은하수를 닮은 푸른 점이 소용돌이치며 서정적 리듬감을 만들고, 하얀 선이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1973년 미국 뉴욕에서 그린 것으로, 푸른색 전면점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듬해 별세한 김환기는 말년 작품에선 푸른색을 버리고 회색을 주로 썼다.
이로써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 1~5위를 김환기 전면점화가 싹쓸이 했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4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노란색 전면점화 ‘12-V-70 #172’가 기록한 63억2,626만원(4,150만 홍콩달러)이었다. 김환기 작품은 최근 18개월 동안 네 번이나 최고가 기록을 스스로 다시 썼다. 그야말로 ‘김환기 불패 신화’다. 미술계에선 100억원 기록도 깨질 것이라 기대한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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