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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용기, 러일정상회담 앞두고 열도 출몰

입력
2017.04.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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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TU-95 폭격기의 모습. 뉴시스
러시아군 TU-95 폭격기의 모습. 뉴시스

러시아 군용기들이 11일 일본 열도 부근 동해와 태평양 상공에 출몰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불과 2주가량 앞둔 시점이어서 돌발적인 러시아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상회담을 앞둔 러시아의 신경전 혹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NHK는 러시아 폭격기, 초계기 등 6대가 전날 동해와 태평양을 거의 동시에 비행해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대응했다고 12일 전했다. 오전부터 오후에 걸쳐 TU95폭격기 2대가, 오후에는 IL38 초계기 2대가 홋카이도(北海道) 앞바다에서 동해 상공으로 남하했으며, 비슷한 시간대에 TU142초계기 2대도 일본 인근 태평양 상공을 비행했다. 이들 중 동해상에서 확인된 4대는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 앞바다에서, 태평양 상공에서 확인된 2대는 도쿄(東京)의 이즈(伊豆)제도 앞바다에서 각각 유턴해 홋카이도 앞바다를 지나 러시아 쪽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방위성은 러시아기가 동해와 태평양 상공에서 동시에 확인돼 대응에 나선 것은 2014년 4월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방위성은 일본 영공 침범은 없었다면서도 비행 의도를 분석 중이다. 특히 아베 총리가 이달 27~28일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일본 측은 지난해 12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쿠릴섬(일본명 북방영토) 공동경제활동 방안과 관련한 세부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측 의욕과 달리 영토반환이나 평화조약 체결 문제를 놓고 양측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기 출현을 놓고 도쿄 외교가 관계자는 “미국의 시리아 정부군 공격에 불만이 많은 러시아가 일본 입장을 떠보거나 북방영토 해결 기대를 낮추려는 자세를 보일 수 있다”며 “또 한반도 긴장과 관련한 미일의 군사동향 탐지 차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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