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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공개하고 공유돼야… 화이트해커 양성도 힘 써”

입력
2017.04.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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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해커이자 트랜스젠더

대만 디지털장관 오드리 탕

해킹방어대회 참석 위해 내한

“SW 교육도 중요하지만

SW는 IT교육의 도구일 뿐”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정무위원이 1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국제 해킹 방어 대회 '코드게이트 2017'에서 기조연설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정무위원이 12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국제 해킹 방어 대회 '코드게이트 2017'에서 기조연설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학교 중퇴 학력의 천재 해커 출신 최연소 각료이자 사상 첫 트랜스젠더 정부인사.’ 지난해 대만 디지털총무정무위원(장관)에 오른 오드리 탕(중국이름 탕펑·唐鳳·36)에 붙는 수식어다. 특이한 이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탕 장관이 12일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해킹방어대회 ‘2017 코드게이트’ 기조 연설자로 나서 정보기술(IT)을 통한 사회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탕 장관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관이 되기 전에도 수십 곳의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각국 IT 산업에 대해 알아보는 걸 즐겼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정부와 시민을 연결하는 IT의 중요성과 문화적 변화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14살의 나이에 학교를 떠나 컴퓨팅 영역을 독학한 탕 장관은 일반인도 쉽게 프로그래밍에 도전할 수 있도록 소스 코드를 개방하는 등 업적으로 IT 업계에서 주목 받는 천재로 부상했다.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의 고문 등으로 활동해오다 장관이 된 뒤부터 그의 최대 관심사는 ‘열린 정부’ 실현이다. 탕 장관은 입각 후 열린 정부 웹사이트를 만들어 정책보고서, 경제지표 등 각종 자료를 정리하고 시각물로 이해도를 높여 온라인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정부 운영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탕 장관은 “정부부터 고도화되고 있는 IT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이트 해커 양성이 취지인 코드게이트를 직접 찾은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그는 “화이트 해커들은 사회의 다양한 시스템의 오류와 빈틈을 찾아내는 전문가들”이라면서 “이들의 도움으로 정부의 공공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고 사회적 통합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탕 장관은 2014년 대만 사회를 뒤흔들었던 ‘해바라기 운동’ 당시에도 화이트 해커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해바라기 운동은 국민당 정권이 중국과의 서비스무역 협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 대학생 수백명이 가슴에 해바라기를 달고 나와 의회를 점거한 사회운동이다. 탕 장관은 “당시 화이트 해커들이 정부의 주요 정보를 빼내 더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행동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오드리 탕 장관 역시 이 활동을 주도한 계기로 장관까지 오르게 됐다.

그는 “현재 대만은 화이트 해커의 공로를 적극적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며 “화이트 해커 인재 육성을 위해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새로운 정부 부처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소프트웨어(SW) 교육 의무화를 추진 중인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묵직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대만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SW는 IT 교육에 필요한 수많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학생이 어떤 분야든지 무리 없이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창의적 사고 능력을 키워 주는 게 중요하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10주년을 맞은 코드게이트는 84개국 7,304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11~13일 행사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가상의 시스템을 뚫어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해킹 실력을 겨루게 된다.

맹하경 기자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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